‘김연경 없는’ 한국 여자배구, ‘한 수 아래’ 베트남에 2-3 충격패... 끝없는 추락

한국 여자배구가 끝없는 부진을 벗어나고자 비교적 약체들이 출전하는 대회에서 자신감을 올려 9월에 있을 2024 파리 올림픽 예선에서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첫 경기부터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베트남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 출처 : 아시아배구연맹

30일 세사르 곤살레스 감독이 이끌고 있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태국 니콘라차시마에서 열린 2023 아시아배구선수권대회 예선 C조 1차전 베트남과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3(25-22 25-19 23-25 17-25 13-15)으로 패했다. 먼저 1~2세트를 따내며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거짓말처럼 3~5세트를 연속해서 내주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1세트에서 17-14로 앞서가던 한국은 베트남의 반격에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며 20-21로 역전을 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강소휘의 터치아웃 공격과 이주아의 블로킹으로 다시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은 22-22 동점을 허용하며 마음을 놓지 못했으나, 강소휘의 공격과 상대 범실로 세트 포인트를 잡은 뒤 김지원이 서브 에이스를 터뜨리며 우여곡절 끝에 1세트를 먼저 가져왔다.

자신감을 얻은 한국은 2세트는 좀 더 수월하게 풀어나갔다. 강소휘와 이한비가 공격을 이끌며 먼저 20점대에 진입한 한국은 이주아의 강력한 서브로 베트남 수비를 흔들면서 2세트까지 따내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3세트부터 경기 분위기가 달라졌다. 방심한 탓인지 공격이 상대 블로킹에 가로막히는 횟수가 늘어났다. 끈질긴 추격으로 22-23까지 따라붙었으나 끝내 뒤집지는 못하고 3세트를 내줬다.

4세트는 최악이었다. 한국은 눈에 보이는 공격으로 상대 블로킹에 막히거나, 블로킹을 피하면 코트 밖으로 벗어났다. 어렵게 점수를 따내도 서브 범실로 무기력하게 점수를 잃으면서 힘이 빠졌다.

한국은 전열을 재정비하고 마지막 5세트에 나섰으나, 베트남의 공격을 견뎌내지 못하고 8-11로 끌려갔다. 강소휘의 연속 공격으로 격차를 좁혀봤으나 날카로운 백어택을 끝내 막아내지 못하면서 듀스도 가보지 못하고 패했다.

지난 2020년 도쿄올림픽(2021년) 이후 김연경 등 그동안 한국 여자배구를 이끌어온 대표팀 핵심 선수들이 대거 은퇴한 가운데 끝없는 추락 속에 한국은 지난해 이어 올해에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전패의 굴욕을 당했다.

이에 한국은 비교적 전력이 떨어지는 팀들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베트남, 대만, 우즈베키스탄과 예선 C조에 속한 한국은 첫 경기부터 역전패를 당하며 상위 2개팀에 주어지는 8강 결선 진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금의 전력과 기세로는 2024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끝없는 부진 끝에 세계랭킹이 35위까지 추락한 한국 여자배구는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 9월 세계 예선에서 실력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대회까지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았으나 2008 베이징 대회 이후 16년 만에 올림픽 본선 출전이 좌절될 위기에 몰렸다.

이번 대회 첫 경기부터 뼈아픈 패배를 당한 한국은 오는 31일 대만을 상대로 첫 승에 다시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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