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진료를 중심으로 해온 진료과들의 경영 상황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급격하게 악화되었다가 급여 매출 통계에서는 회복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극심한 경영악화를 겪었던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의 매출이 눈에 띄게 다시 늘었다. 다만 올해부터는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통계 방식이 변경되었기 때문에 매출 증가 결과를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평가하기엔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건강보험평가원이 공개한 ‘2023년 1분기 진료비 통계기준’을 활용해 진료과목별 기관당 월 급여 매출 평균치를 확인할 수 있다.

올 1분기 개원가의 급여 매출은 총 5조 9293억 원 수준으로 1개 기관당 월 5610만 원 수준이었다.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12.1%가 늘어난 수치다.

진료과별로 확인하면 안과를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공통적으로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과와 정형외과, 흉부질환심장외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가정의학과 의원들은 평균보다도 더 높은 매출 상승률을 보였다.

통증 진료를 중심으로 하는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의원들은 1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고, 이들 4개 진료과목 중에서는 정형외과 급여 배출이 월 8616만 원을 기록하며 가장 크게 나타났고 증가율 역시 15%로 가장 높았다.

유일하게 월 급여 매출이 1억 원을 넘었던 안과 의원은 아이러니 하게도 유일하게 마이너스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1분기 1억 1732만 원을 기록했었으나 이번 1분기에는 1억 975만 원으로 6.5%가 줄었다.

코로나19 시기 특히 부침을 겪었던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 월 급여 매출 증가율은 각각 40%, 35.1%를 기록하며 크게 올랐다. 구체적인 수치로는 소청과 의원 월 급여 매출이 지난해 1분기 2866만 원에서 올해 1분기 4015만 원으로 크게 올랐다. 이비인후과도 지난해 1분기 5071만 원에서 올해 1분기 6849만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소청과 의원들은 폐과 이야기까지 나올만큼 극심한 기피 진료과로 분류되는 상황 속에서 이 같은 개원가 진료비 증가율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한 부분 중 하나이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월 급여 매출이 2년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26개 진료과목 중에서도 최하위권에 위치해 있었다.

소청과, 이비인후과만큼은 아니지만 코로나19 기간 동안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었던 가정의학과의 매출 역시도 2615만 원에서 3250만 원으로 24.5% 증가했다.

서울에 위치한 한 이비인후과 원장은 “실외 마스크에 이어 올해 초에는 실내 마스크까지 착용 권고로 변경되면서 호흡기 질환 환자가 늘었다”라며 “진료비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들었다고만 해석하고 끝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개원가는 통계 결과 해석을 단순히 매출이 늘었다고만 분석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심평원이 분기마다 발표하는 통계지표가 ‘심사일’ 기준으로 만들었다는 이유에서다.

심평원은 그동안 진료일과 심사일로 나눠 분기마다 공개해왔으나 올해부터는 진료비 통계지표 기준일을 변경했다. 진료일 기준 통계는 반기로 작성하고, 심사일 기준 통계를 분기마다 발표하기로 한 것이다.

의료기관이 실제 환자를 진료한 날짜와 실제 청구한 급여의 날짜에 차이가 있다보니 심사일과 진료일의 자료는 다를 수 밖에 없고, 그렇다보니 기준점의 변화로 통계 결과에 차이가 있는 것이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한 진료과의사회의 보험이사는 “일반적으로 심사일과 진료일을 기준으로 통계를 분리하더라도 계절별로 환자 변화율 등은 비슷했기 때문에 통계값이 크게 차이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코로나19라는 변수가 개입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이 시시각각 변해왔기 때문에 심사일과 진료일 통계간의 차이점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심사일 기준으로 올해 1분기 통계면 실제 진료일은 지난해 하반기 일부가 들어간다. 매출이 증가했다고 하더라도 숫자를 그대로 볼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등을 반영해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