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환재활치료학회, 18일 학술대회 간담회서 사회적 투자 절실한 상황 호소
- “저변이 확대되고 있지만 서비스는 일부 병원의 의지 하나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
- “요양원-요양병원-중환자실만 전전하게 하는 악순환, 이제 끊어야”
중환자 재활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의 범위가 넓어지고, 그 수요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열악한 제도적 지원은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환자 재활치료가 일부 병원이 시행하는 서비스정도에 그칠 것이 아니라 치료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확대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세택(SETEC)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중환자재활학회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홍석경 회장은 “중환자 재활치료는 저변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는 일부 병원의 의지만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사회적 투자가 절실하다”고 털어놨다.
현재 중환자 재활치료와 관련한 별도의 수가는 전무한 상황이다. 중환자실을 운영하는 대학병원 가운데서도 일부만 재활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설, 장비부터 인력까지 병원이 손해를 무릅써야 하는 상황에 처해 일반 병원들이 환자들에게 이를 제공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단순물리치료 수가를 사용할 순 있지만 15분이라는 ‘제한시간’이 생기는 탓에 이 방법도 여의치 않다는 설명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 경과를 수립하고 경과를 모니터링 해야하는 재활치료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중환자재활학회는 중환 재활 관련 수가를 신설하고 중환자실과 병실, 재활치료실을 연계하는 치료 체계의 수립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최소한 12만 원의 수가는 보장되어야 병원이 환자의 치료 후 단계로서 최소한의 수준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단순물리치료 수가는 4,500원 수준이다.
이번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에 중환자 치료 분야 보상이 강화됐지만 재활치료는 제외됐다. '우선 중환자실 수가부터 현실화하자'는 목소리에 밀렸다. 그러나 학회는 "이제 더 이상은 밀려날 수 없다"고 했다.
기획위원회 박진영 교수는 "적절한 재활치료를 받지 않으면 환자는 운동기능 장애는 물론 정신 건강 악화까지 다양한 합병증에 시달린다. 퇴원한 후에도 일상 회복이 어렵다"며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합병증을 조금이라도 피하려면 가족이 중환자 옆에 늘 대기하며 간병할 수밖에 없다. 실제 경제 활동을 포기하고 간병에 전념하는 보호자들이 많다"고 했다.
박 교수는 "관련 수가가 확보되면 최소한 의료진이 이를 악물고 해야만 해낼 수 있는 영역은 벗어난다. 의료진이 환자를 담당하는 기간만큼은 가족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직장을 그만두지 않아도 된다. 퇴원 후 생활도 더 빠르게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량 기획이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중환자실 입실 환자는 평생 쓰는 건강보험료 90%를 중환자실 치료 1년 만에 소진한다. 중환자 재활치료가 활성화되고 환자가 무사히 회복해 가정으로 돌아간다면 이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부양할 인구는 늘어나지만 이들을 돌볼 수 있는 인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수많은 환자가 요양원과 요양병원, 중환자실을 맴돌다 끝내 임종한다"며 "중환자 재활치료는 이 슬픈 사이클을 끊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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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