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아니었다... 정체불명 고양이 질병 확산 중

최근 국내에서 반려묘들 사이에 원인 불명의 신경·근육병증 사례가 다수 보고되면서, 반려동물 보호자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12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는 A 씨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여러 마리의 고양이가 식욕 저하, 뒷다리 힘 빠짐, 근육 떨림 및 이완 증상으로 입원했으며, 그중 일부는 안타깝게도 생을 마감했다고 전했다. A 씨는 "모든 가능한 감염병 검사를 실시했지만 원인을 찾지 못했으며, 같은 증상을 겪은 다른 반려묘 보호자들도 만났다"고 덧붙였다.


▲ 네이버 카페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이러한 사례가 네이버 카페 '고양이라서 다행이다'에 공유되자, 유사한 경험을 한 다른 보호자들도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한 보호자는 자신의 반려묘도 3월에 비슷한 증상으로 입원했다고 밝혔으며, 다른 이는 자신의 지인의 반려묘가 같은 증상으로 생을 마감했다는 슬픈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대한수의사회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다수의 고양이에서 원인 미상의 신경·근육병증 사례가 보고되었다"고 알렸으며, 동물 보호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증상을 보인 고양이들은 주요 감염병에 대한 검사에서 음성 반응을 보였으며, 일부 질병에 대한 정밀 검사가 진행 중이며 그 결과는 1~2주 내에 나올 예정이다.

수의사회의 허주형 회장은 YTN과의 인터뷰에서 "증상들을 고려할 때 원충성 질병이 유력하게 의심된다"고 밝혔다. 원충성 질환은 주로 기생충이 원인이 되는 질병을 지칭하며, 일부 곰팡이성 질환도 포함된다. 허 회장은 "전국적으로 10곳 이상의 동물병원에서 유사한 증상을 보고 받았으며, 사망 사례는 한 곳에서만 보고됐으나 나머지는 치료 후 호전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SNS 등에서는 특정 브랜드의 사료가 문제의 원인일 수 있다는 추측이 퍼지고 있으나, 허 회장은 "사료와 모래, 반려동물용품 등 모든 가능성을 놓고 원인을 파악 중"이라며, "정확한 원인 파악에는 2주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수의사회는 고양이가 갑자기 식욕이 떨어지거나 잘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 검붉은 소변을 보는 등 이상 증상이 있을 때 즉시 동물병원을 내원해 정밀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또한 원인과 전염성 여부가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다묘 가정에서는 증상을 보이는 고양이를 다른 반려묘와 격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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