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사직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제는 번 아웃을 호소하던 의대 교수들까지 25일부터 사직을 예고하고 있어 대학병원들의 운영에 심각한 위기가 초래되고 있다. 이러한 교수들의 결정은 이미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병원들에게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일부 병원장들은 사태의 장기화를 우려해 병원 문을 닫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푸념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대한병원협회가 실시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공의 사직이 본격화된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31일까지의 45일간 전국 500병상 이상의 수련병원 50곳을 대상으로 한 경영 현황 조사에서 의료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15.9% 감소한 4,238억3,487만 원이 줄어들었다고 나타났다.

병원 규모가 클수록 수입 감소율이 커지는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1,000병상 이상의 의료기관에서는 의료수입이 전년 대비 19.7% 감소한 914억6,765만 원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2월 마지막 2주간 보다 3월 한 달간 의료수입 감소율이 약 2.5배 증가했음을 나타내며, 4월의 경영난은 이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대학병원장은 교수들의 사직 결정에 대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병원장들이 나서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보다는 병원이 빨리 망하는 것이 낫다는 절망적인 생각마저 든다고 전했다. 그는 병원의 경영난을 넘어서 존폐의 기로에 서 있으며, 병원 적자가 엄청나다고 밝혔다. 그는 이 상태에서는 2개월 내에 문을 닫는 병원이 나올지도 모른다며, 직원들의 월급을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명예퇴직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B대학병원장 역시 현재의 상황을 '경영난'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나도 완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련 기능이 큰 상급종합병원에서 받은 타격은 매우 심각하다고 언급했다. 급여 지급 실패는 병원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것과 다름없으며, 현장에서 애를 쓰는 의료진이 있어도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C대학병원장은 보건복지부의 태도를 무책임하다고 비판하면서, 병원들이 돈을 쌓아두고 있는 것처럼 오해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적인 의료 행위를 해도 원가에 못 미치는 수가 구조와 노동 집약적인 조직 구조상 의료 수입 대부분이 인건비로 들어가기 때문에, 현재의 경영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자금을 축적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병원이 돈이 순환되는 고리 중 하나라도 빠지면 바로 멈춰버릴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며, 누군가는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사용하여라도 위기를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속되는 경영 위기 속에서 병원들은 정부에 건강보험 요양급여비 선지급금과 가지급금 등의 재정 지원을 요청했으나, 메르스나 코로나19와 같은 불가항력적인 재난 상황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답변만 돌아왔다. 이로 인해 병원들은 현재 존폐의 기로에 놓여 있으며, 효과적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