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으로 인한 경영난, 수가협상 지표 반영 어려워
건보공단 윤석준 위원장, 협상 난항 전망과 공급자 단체 우려 밝혀
의료비 증가율 대비 수가협상 영향력 제한적, 과도한 기대 경계
전공의 집단 휴진으로 촉발된 2025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환산지수 수가협상)이 난항에 부딪힐 전망이다. 이번 협상에서는 파업으로 인한 경영난을 협상 지표에 반영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석준 건강보험재정운영위원회 위원장(고려대 보건대학원장)은 제1차 소위원회의 직후 건보공단 전문기자단과 만나 올해 수가 협상에 대한 위원들의 우려와 분위기를 밝혔다.
윤석준 위원장은 "전공의 파업 사태로 올해 환산지수 수가협상은 그간 경험 중 가장 어려울 것 같다"고 언급했다. 2008년 유형별 협상이 시작된 이후 파업 중 협상이 이루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가협상의 경우 직전년도 통계를 기준으로 협상이 진행되기 때문에, 올해 2월부터 시작된 전공의 파업으로 발생한 경영난은 협상 지표에 반영되지 않는다. 이는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진료비 기준으로 판단해 공급자 단체들의 불만이 컸던 선례가 있다.
현재 통계 기준은 작년과 동일하게 ▲SGR 개선 모형 ▲GDP 증가율 모형 ▲MEI(의료물가지수) 증가율 모형 ▲GDP 증가율과 MEI 증가율 연계 모형 등 4가지 안이 활용된다. 윤 위원장은 "2008년 유형별 수가협상을 시작한 이후 파업 중 협상을 진행한 전례가 없어 분위기가 무겁다"고 전했다.
다만 대학병원의 경영난을 지표에 선반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상 어렵다"며, "정부가 전공의가 이탈한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별도 보상을 기획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공의 파업으로 인한 의료기관의 어려움은 인지하고 있지만, 협상과 관련한 룰 자체를 변경하는 것은 어렵다는 의견이다.
윤 위원장은 수가협상과 관련해 공급자 단체별 과도한 기대감을 낮추기를 바란다는 개인적 바람을 표명했다. 국내 의료비 증가율이 8~9%로 관측되며 매년 증가세를 보이지만, 수가협상이 한 해 농사를 좌우할 정도로 결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수가협상이 1년 의료비 증가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실제로 25%가량이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는 상대가치조정으로 발생하는 영향이 25%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나머지는 진료량 증가에서 비롯되지만, 환산지수 수가협상이 전체를 대변하는 것처럼 보여 과도한 기대감이 쏠리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재정운영위원회는 2024년도 수가협상 직후 상대가치점수와 환산지수를 연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부대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상대가치 점수를 고려해 환산지수 유형 범위 내 세부적인 인상률 차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윤 위원장은 "현재의 환산지수 적용 구조가 국내 의료시스템 모순을 더 증폭시키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세부화된 인상률 차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급자 단체별 입장이 다를 수 있어 실제 적용 가능성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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