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경영난 완화, 건강보험 선지급제도 시행 예정

보건복지부, 의료수입 급감 수련병원에 3개월간 급여비 30% 선지급 결정
엄격한 심사 기준 적용, 실제 경영난 겪는 병원만 지원
코로나19와 다른 상황, 인력 이탈 책임 고려해 신중한 지원

진료공백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대형병원들이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이는 건강보험 급여비를 일정 규모 먼저 지급하고 사후 정산하는 ‘건강보험 선지급’ 제도가 빠르면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이중규 건강보험정책국장은 22일 전문기자협의회와의 만남에서 이같이 밝히며, 비상진료체계에서의 재정 사용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감안해 그 기준을 보다 엄격히 적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의료수입이 급감한 수련병원에 대해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급여비 30%를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급여비이며, 지원 대상은 전국 211개 수련병원 중 의료수입 급감으로 인건비 지급 등 병원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병원, 필수진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금융기관 자금차입 등 자체해결 노력을 기울인 병원, 외래 및 입원 등 중증환자에 대한 진료를 지속 유지하는 병원 등이다.

이 조치는 필수의료 중추인 수련병원들의 ‘비상진료’를 차질 없이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된다. 또한 비용절감 차원에서 간호사 등 타 직군의 무급휴가 권고 등 피해사례가 늘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

실제로 지난 3월부터 ‘비상경영’에 들어간 수련병원들은 직원들의 무급휴가 및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입원 및 수술이 절반 이상 줄어든 서울대병원 등은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배로 늘리는 등 적자 누적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국장은 “코로나19 당시에는 정부가 먼저 선지급을 제안했으나 이번에는 병원계에서 먼저 요청한 것”이라며 “건강보험 재정 지출에 대한 시선이 그 때와는 사뭇 다르다”고 설명했다. 선지급에는 예비비를 사용하게 되지만 비상진료체계에 재정 사용 등에 대해 비판적 여론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선지급도 결국 병원이 청구할 돈을 미리 지급하는 것이라 무이자로 돈을 주는 형태”라며 “여기에 대한 비판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따라서 실제로 적자가 발생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할 계획임을 밝혔다.

코로나19 당시에는 무이자 개념이었기 때문에 병원들이 무조건 신청했고, 정부도 까다롭지 않게 지급했지만 이번에는 인력 이탈에 대한 병원의 책임을 고려해 선지급 신청을 한다고 해서 모두 지원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국장은 “2023년 결산 자료가 5월 말 나오는데, 당시보다 수입이 줄었다는 점을 증빙해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지 등의 기준을 정해 이달 중으로 안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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