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70만원 아꼈다'...배달 앱 시장, ‘출혈경쟁’ 본격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었다. 후발주자인 쿠팡이츠가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며, 기존 강자 배달의민족(배민)도 새로운 전략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26일 전국적으로 무료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하였고, 이에 맞서 배민은 28일부터 일정 구독료를 내면 무료 배달 혜택을 제공하는 ‘배민클럽’을 도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쿠팡의 음식 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는 와우 회원을 위한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수도권과 6대 광역시, 주요 지방 지역에서만 제공되던 서비스가 강릉, 여수, 속초 등 전국으로 확대된다.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행한 지 두 달 만에 이루어진 이 확장은 쿠팡이츠의 공격적인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의 일환이다.

쿠팡이츠는 입점한 모든 매장에 무료 배달을 적용하며, 와우 회원 대상으로 장거리 배달비도 추가 비용 없이 무료로 제공하고 주문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이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매장에서 외부 배달업체를 직접 고용한 '가게배달'을 무료 배달에서 제외하고 있는 점을 차별화한 전략이다.

소비자들의 최대 부담이 배달비라는 점을 공략한 이 전략은 큰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 여수에서 자취하는 직장인 정모 씨(32)는 “요리해서 먹기 어려워 저녁으로 배달 음식을 자주 먹는데, 배달비만 없으면 배달앱을 더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쿠팡은 무료 배달 전국 확대로 자사 앱에 입점한 외식업주들의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전국의 와우 회원이 배달비 부담 없이 음식 배달을 이용하고 지역 외식업주들이 함께 성장할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며 “와우 멤버십 혜택에 지속 투자하고 있으며 고객에게 새로운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이츠의 이 같은 행보는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을 겨냥한 것이다. 사용자 기준으로 3위에 머물던 쿠팡이츠는 지난 3월 요기요를 제치고 처음으로 2위에 올라섰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3월 쿠팡이츠 앱 사용자는 649만 명으로, 요기요 앱 사용자(598만 명)를 넘어섰다. 배민 사용자는 여전히 쿠팡이츠의 약 3배 수준이었으나 전월 사용자보다는 소폭 줄어들었다.

배달의민족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구독제 멤버십 도입을 예고했다. 서비스 명칭은 ‘배민클럽’으로, 매월 일정 구독료를 내는 회원에게 알뜰 배달(다건 배달) 무료 혜택과 한집 배달의 경우 배달료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가게가 설정한 최소 주문액 이상이면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고, 다른 쿠폰과 함께 사용할 수도 있다.

배민은 28일부터 배민클럽 체험 기간을 운영해 시장 반응을 살필 계획이다. 체험 기간 동안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배민클럽 혜택 가게'에서 무제한으로 배달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배민클럽 혜택 가게에서 알뜰배달로 주문하면 기본 배달비와 거리에 따른 추가 배달비가 모두 무료가 된다. 한집배달로 주문하면 기본 배달비는 1000원 이하로 할인된다. 단, 일부 지역과 가게는 혜택에서 제외될 수 있다.

배민 관계자는 “배달비를 없애는 전략 등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마련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는 무료 배달 서비스를 내세우며 마케팅에 수천억 원대의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배달앱 이용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특정 배달앱만 사용하는 소비자보다는 최종 가격을 기준으로 값싼 선택지를 고르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며 “여러 앱을 설치해두고 같은 가게의 동일 품목을 더 저렴하게 주문하는 형태의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배달앱 시장은 치열한 출혈경쟁의 국면에 들어섰다. 무료 배달 서비스와 구독제 멤버십 등 새로운 전략을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각사의 경쟁이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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