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교수 보이콧은 헌법·인권 가치에 반한다고 강조... 강경 대응 시사
복지부, 모집정원 미달 시 권고 조치 가능성 언급... 병원 제재 가능성 열어둬
빅6 의대 교수들, 하반기 전공의 모집 거부 선언... 정부와 갈등 심화 조짐
의대 교수들이 2024년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대한 보이콧을 잇따라 선언하면서 정부가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행위가 가시화될 경우 처분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23일 열린 브리핑에서 권병기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의대 교수들의 행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출신 학교, 출신 병원으로 제자들을 차별하겠다는 성명은 교육자로서 온당한 태도가 아니며 헌법적으로나 인권적 가치에도 반한다"고 말했다.
권 지원관은 대다수의 교수들이 하반기 수련 과정에 협조할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하면서도, 보이콧이 실제로 이루어질 경우에 대비한 정부의 대응 방침을 밝혔다. "보이콧이 가시화될 경우 내부적으로 관련 사항들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해, 정부 차원의 대응 조치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더 나아가 권 지원관은 수련병원들이 하반기 모집에서 신규 전공의를 미채용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모집정원에 준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정부가 권고 등을 할 수 있다"고 말해, 정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권 지원관은 더 나아가 "지침을 끝까지 준수하지 않는 병원에 대해서는 관련 전공의 임용시험 지침에 따라 지침 비준수에 대한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정부의 강경 대응은 최근 의대 교수들의 잇따른 보이콧 선언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가톨릭의대 영상의학과 교수들을 시작으로, 소위 '빅6' 병원으로 불리는 주요 대학병원의 교수들이 연이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23일 발표된 빅6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6개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의 공동입장문이다. 이들은 "교수들 반대에도 복지부 지도에 따라 진행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의료계 집단행동으로 인한 전공의들의 대량 사직과 그에 따른 의료 공백 우려에 있다. 정부는 의료 서비스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추진하고 있지만, 의대 교수들은 기존 전공의들의 복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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