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최하위 성적표'... 김영태 병원장 취임 첫해 경영 위기

28개 평가지표 중 최고점 2~3개뿐... 타 국립대병원과 비교해 저조
917억 적자에 고유목적사업준비금 '0원'... 재무상황 악화 뚜렷
교육부 "ESG 전략 재검토, 윤리경영 개선 필요" 지적... 향후 경영 행보 주목

서울대학교병원의 김영태 병원장이 취임 첫해 경영평가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결과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최근 공개한 2023년 서울대학교병원 경영실적 평가결과에 따르면, 총 28개 평가지표 중 최고점을 받은 항목은 단 2~3개에 불과했다. 이는 다른 국립대병원들의 경우 최고점 항목이 다수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최고 병원으로 인식되는 서울대병원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번 평가는 크게 '경영전략 및 경영관리'와 '주요사업 관리와 성과' 두 개의 범주로 나뉘어 진행되었으며, '코로나19 대응 성과'와 '공공기관 혁신계획 실행 성과' 등 두 개의 가점 유형도 포함되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서울대병원은 17개의 비계량 지표 중 절반이 넘는 9개 지표에서 B등급을 받았으며, 최하점인 C등급도 3개나 되었다. A등급은 국민소통, 재무예산관리, 진료사업 수행 등 단 3개 항목에 그쳤다.

계량 지표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공의료계획 시행결과와 친환경 등 2개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10개 항목에서 중위권 점수를 받았다. 특히 총인건비 인상률(3점 만점에 1.77점), 균등한 일자리 기회(2점 만점에 1.18점), 상생‧협력 및 지역발전(2점 만점에 0.87점) 등의 항목에서 저조한 점수를 기록했다.

교육부는 서울대병원의 부족한 부분들을 상세히 지적했다. 재무관리 방향과 목표, 추진전략 간의 연계성이 낮고, 경영전략과 실행계획과의 연계성도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ESG 가치 실현을 통한 비용 절감 전략이 일반적인 ESG 경영 방향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고 재검토를 요구했다.

김영태 병원장의 과도한 예산 삭감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되었다. 교육부는 이러한 접근이 장기적으로 병원의 성장 동력 확보에 저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직원 보수 및 복리후생 부분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되었다. 현재 성과에 기반한 보수 체계가 의료직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되고 있어, 보다 합리적인 보수체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윤리경영 측면에서도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성 관련 중징계 건수가 2022년 3건, 2023년 2건으로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어, 구성원의 성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문화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되었다.

또한, 국가중앙병원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었다. 필수의료에 대한 연구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었는데, 지난해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필수의료 관련 연구비 집행액은 32억2400만원으로, 전년 35억1000만원 대비 감소했고, 1인당 연구비도 400만원에서 360만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적 측면에서도 우려스러운 지표들이 발견되었다. 김영태 병원장 취임 이후 서울대병원의 매출은 다소 증가했지만, 적자폭이 커졌고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은 전혀 적립하지 못했다. 2023년 서울대병원은 1조4035억원의 의료수입을 올렸지만, 의료비용이 1조4952억6143만원에 달해 91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전년에 840억원을 적립했던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한 푼도 적립하지 못한 점은 경영성과의 악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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