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 '품귀'에 허덕이는 의료현장... '치료옵션 확대' 촉구

팍스로비드·라게브리오 공급 부족... "신속한 추가 물량 도입 필요"
환자 5배 증가에 치료제 수요 급증... 질병청 "공급량 100배 이상 늘려"
업계 "새 변이 대비해 백신·치료제 개발·허가 지속돼야" 강조

코로나19(COVID-19)의 재유행이 확산되면서 치료제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다양한 치료 옵션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료계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코로나19 치료제인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와 MSD의 라게브리오가 심각한 공급 부족 상태에 놓여있다.



질병관리청의 발표에 따르면, 8월 8일 기준으로 최근 4주 동안 코로나로 인한 입원 환자 수가 5배나 증가했다. 7월 첫째 주에 91명이었던 코로나 입원 환자는 넷째 주에 465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입원 환자 중 65세 이상이 64.9%, 50~64세가 18.5%를 차지해, 전체 입원 환자 중 50세 이상이 83.4%에 달한다는 것이다.

현재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하향 조정한 이후, 확진자 수를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220곳의 입원 환자를 표본 감시하는 방식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실제 확진자 수는 질병관리청의 공식 집계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치료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치료제 부족 현상이다. 60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 환자들은 팍스로비드나 라게브리오와 같은 코로나 치료제를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에 복용해야 입원 및 사망 확률을 낮추고 심혈관계, 호흡기계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유통 중인 치료제가 부족해 환자들이 적시에 약을 복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코로나 치료제 공급량을 6월 737명분에서 7월 6043명분으로 100배 이상 늘렸다. 또한 8월부터는 치료제 공급 주기를 기존 일주일에 한 번에서 두 번으로 증가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의 부족 현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에 치료제를 공급하는 화이자와 MSD는 보건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여 공급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화이자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으로 인한 치료제 시장 내 재고 부족 이슈에 대해 질병관리청과 수급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며, 빠른 추가 물량 도입 등을 통해 안정적 공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MSD 역시 라게브리오 품귀 사태를 인지하고 있으며, 질병관리청과 원활한 공급을 위해 협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코로나 재유행에 대비해 치료 옵션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코로나 치료제는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두 가지뿐이다. 지난해 1월 일동제약이 일본 시오노기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 치료제 '조코바'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 신청했지만, 아직 허가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조코바는 1,789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연구에서 위약군 대비 주요 증상 발현 개선 시간을 24.3시간 앞당기는 등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또한 연구 참여 환자 중 심각한 이상반응이나 사망 사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안전성도 확인되었다.

코로나19가 2022년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이후 풍토병으로 진화한 만큼, 치료제 품귀 사태를 우려해 치료 옵션을 다양화하고 비축해두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풍토병으로 남아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변이 출현과 대유행에 대비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 및 허가가 신속하고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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