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 고대의료원과 결별... '공개입찰'로 종합병원 유치 선회

고대의료원-과천시 협상 난항... "부지 문제 등 이견 좁히지 못해"
과천시 "대학병원 유치 포기 안해"... 9월 4일 사업자 공모 설명회 개최
정부 수도권 병상 제한 정책에 종합병원 유치 '험로' 예상

경기도 과천시가 고려대학교의료원(이하 고대의료원)과의 제4병원 설립 협상을 중단하고 공개입찰을 통한 종합병원 유치를 결정했다.



과천도시공사는 오는 9월 4일 과천시민회관에서 막계동 특별계획구역 내 종합병원 유치를 위한 민간사업자 공모 사전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과천도시공사는 이미 수도권 대학병원 등에 설명회 관련 공문을 보내 참여를 독려하는 등 본격적인 종합병원 유치전에 돌입한 모습이다.

고대의료원의 제4병원 건립 계획은 총 1조원 이상이 소요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2028년 의과대학 100주년 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의료원은 이를 위해 '디지털 이노베이션', '정밀의학 특성화진료', '연구중심 연계시스템', '인재양성', '교육 및 진료 분야 협력확장' 등의 청사진을 마련한 바 있다. 안암, 구로, 안산병원에 이어 네 번째로 건립될 이 '미래병원'은 최첨단 스마트 헬스케어 허브를 표방하며, 여러 지자체로부터 유치 제안을 받았다.

특히 과천시는 경기 남부권과 서울 강남권을 아우르는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고대의료원의 핵심 진료, 연구, 교육 기능을 집약시킬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여겨졌다. 그러나 양측의 협의 과정에서 세부사항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공개입찰로 전환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갈등의 조짐은 이미 2022년 과천시의회 행정감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당시 박주리 시의원이 과천시의 소극적인 유치 노력을 지적하자, 과천시는 고대의료원과의 논의 과정에서 병원 부지 관련 이견의 간극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과천시는 고대의료원 외에도 서울대병원 및 서울아산병원과도 분원 유치를 위해 접촉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한편, 과천시가 추진하는 공공주택지구 사업은 과천 괴천동, 주암동, 막계동 일원 약 51만평 부지에 총 4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 사업에는 신성장동력산업 관련 기업 유치와 함께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첨단의료산업 도입을 위한 종합병원 유치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과천시의 종합병원 유치 계획은 정부의 수도권 병상 공급 제한 조치로 인해 상당한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병상 과잉공급 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에 2027년까지 병상을 늘리지 않도록 요청했으며, 의료개혁의 일환으로 병상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에 따르면, 수도권에 100병상 이상 병원을 개설할 경우 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천시가 공개입찰을 통해 종합병원을 유치하더라도, 실제로 병원이 들어서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의료대란 사태 이후 대학병원들의 수도권 분원 설립에 제동이 걸린 만큼, 대형 의료기관의 참여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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