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수급 개시 연령 상향 정책이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많은 국민들이 조기 노령연금을 선택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2022년, 조기 노령연금 수급자가 11만2031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수급 개시 연령' 상향 시기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1998년 1차 연금개혁을 통해 도입된 수급 개시 연령 상향 정책은 2013년부터 5년마다 1세씩 수급 연령을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1952년 이전 출생자는 만 60세부터, 1953~1956년생은 만 61세부터, 1957~1960년생은 만 62세부터 연금을 받게 되었다. 2023년부터는 1961~1964년생이 만 63세부터 연금을 받게 되며, 이러한 상향 조정은 2033년까지 계속되어 최종적으로 만 65세가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된다.

이러한 정책 변화로 인해 1961년생들은 1960년생들에 비해 2년 늦게 연금을 받게 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는 많은 1961년생들이 조기 노령연금을 선택하게 된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조기 노령연금은 수급 자격을 갖춘 시점보다 최대 5년 일찍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이지만, 매년 6%씩 연금액이 감액되는 단점이 있다.

연금 수급 개시 연령 상향의 필요성은 인구 고령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1970년 62.3세였던 한국인의 기대 수명이 2021년 83.6세로 크게 늘어났고, 이에 따라 연금 수급 기간도 2010년 82개월에서 2023년 6월 기준 189개월로 약 2.3배 증가했다.

이러한 배경 하에 정부의 재정계산위원회는 연금 고갈을 막기 위해 지급 개시 연령을 최대 68세까지 높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제안에 따르면, 2038년 66세, 2043년 67세, 2048년 68세로 지급 개시 연령이 단계적으로 늦춰질 수 있다.

그러나 연금 수급 연령 상향은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문제다. 네덜란드와 프랑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러한 정책 변화는 종종 강한 사회적 반발에 부딪힌다. 프랑스의 경우, 마크롱 대통령이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늦추는 개혁을 추진하면서 전국적인 반대 시위와 정치적 갈등을 겪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조기연금 활성화 제도 강화를 제안하고 있다. 현재의 감액 비율을 일부 완화하여 조기 노령연금 수급을 유도함으로써 고령화 시대에 연금 재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한 정부는 노인 일자리를 매년 대폭 늘리는 등 고령층의 소득 감소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이미 예고된 수급 개시 연령 상향에 대비하여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1965년생과 1969년생들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60대 이후의 안정적인 소득원 확보나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을 통한 대비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