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조 증발한 엔비디아...시장 기대 못 미친 성장률 '발목'

하루 만에 시총 264조 원 증발...성장률 둔화에 투자자 '실망'
월가 52주 목표가 145달러 유지...92% 애널리스트 '매수' 의견
AI 수요 여전히 견고..."장기적 성장 전망은 '긍정적'"

AI 반도체 분야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가 2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주가 급락을 경험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이날 6.38% 하락한 117.59달러로 마감했다. 이로 인해 하루 만에 약 1980억 달러(한화 약 264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으며, 시총 순위도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이러한 주가 하락은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발생했다. 엔비디아는 2분기에 300억4000만 달러의 매출과 0.68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300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3분기 전망 역시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을 325억 달러로 예상했는데, 월가의 평균 예상치인 317억 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러한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성장률 둔화에 주목했다.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22% 증가했지만, 이전에 기록했던 200% 이상의 성장률에 비해 둔화된 수치다. 또한, 3분기 매출 전망의 최대치가 379억 달러까지 예상되었던 점을 고려하면, 실제 제시된 전망치는 시장의 높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KB증권의 김일혁 연구원은 이번 가이던스가 시장에 큰 서프라이즈를 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신제품 믹스에 대한 마진 우려와 기술적 어려움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부족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나 월가의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대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으며, 52주 예상 주가도 145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황수욱 연구원은 9월 4일부터 열리는 대만 세미콘TW 행사에서 젠슨 황 CEO의 기술 설명이 시장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인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예상보다 높은 AI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향후 엔비디아의 주가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의 토마스 몬테이로 수석 분석가는 이번 실적이 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AI 혁명이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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