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이용 증가 속 의사 42% 감소..."추석 연휴 진료 비상"

전의교협 "53개 수련병원 조사 결과, 응급실 의사 922명→534명으로 급감"
병원 32% "24시간 1인 근무 또는 정상 운영 어려워"...부분 폐쇄 고려도
"응급실 진료 역량 50% 이상 감소 추정"...정부에 신속한 대책 마련 촉구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국 수련병원의 응급실 운영 상황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12일 발표한 긴급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급실 의사 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일부 병원은 응급실 부분 폐쇄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전의교협은 9월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전국 53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응급실 내 현황을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추석 연휴를 맞아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시행되었다.

조사 결과, 현재 병원 응급실 근무 전체 의사 수는 922명에서 534명으로 388명(4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공의(일반의) 수는 384명에서 33명으로 무려 91%나 감소했다. 반면 전문의 수는 29개 병원(54.7%)에서 감소했고, 24개 병원(45.2%)에서는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증가했다.

전의교협은 응급실 정상 운영을 위해서는 최소 6명의 의사가 필요하며, 교수를 포함해 7-8명이 1조로 근무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조사 대상 병원 중 7개 병원은 응급실 의사가 5명 이하로 부분 폐쇄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며, 10개 병원은 근무 의사가 6~7명에 불과해 24시간 동안 1명의 의사만이 근무하고 있다. 전체 53개 병원 중 17개(32.1%) 병원이 24시간 동안 1명만 근무하거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나머지 병원들의 상황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20개(37.7%) 병원은 8~11명의 의사가 있어 하루에 부분적으로 2인 근무가 가능한 상태이며, 16개(30.2%) 병원만이 12명 이상의 의사를 확보해 하루 2인 이상 항상 근무가 가능한 상황이다.

전의교협은 이러한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 응급실 의사 수가 40% 정도 감소했지만, 1인 근무와 배후진료 약화 등을 고려하면 실제 응급실 진료 역량은 작년에 비해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은 응급의학과 교수들에게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전의교협은 "응급의학과 교수들도 자부심보다는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며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다. 특히 "입원실 1000개 대학병원 응급실에 의사 1인 근무가 믿어지냐"며 현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전의교협은 정부의 통계와 실제 상황 사이의 괴리를 지적하며, 응급실이 실제로 붕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추석 연휴에도 응급실 근무 의사들은 휴가 없이 근무할 예정이지만, 이러한 비정상적인 상황이 지속된다면 응급실 운영이 더욱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전의교협은 현재의 의료 문제가 단순히 진료를 받기 어려운 수준을 넘어 재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정부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며, 현 상황이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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