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여당 지도부 만찬서 의료 갈등 언급 전무...의료계 "현실 회피" 지적
"정부 변화 이끌어내는 중" vs "구체적 성과 없어"...의협 내부서도 의견 엇갈려
의료 위기 해결 위한 정부의 적극 대응과 소통 촉구 목소리 높아져
대통령과 여당의 지도부가 가졌던 만찬에서 의료 갈등 문제들이 한 개도 언급되지 않아 의료계가 깊은 실망감을 표명했다.
의협 관계자 A씨는 익명을 전제로 "의료계와 국민이 주목하는 상황에서 어떤 메시지도 나오지 않아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기대가 전혀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최소한 의료 위기에 대한 언급은 있으리라 예상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를 단순한 의료계 문제를 넘어서 "권력 관계 때문에 민생이 뒤로 밀려난" 상황으로 해석했다.
또 다른 의협 관계자 B씨도 비슷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대통령이 현재 위기를 마주할 의지도 없고 다룰 능력도 없으며 생각도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절감할 따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정부의 의료 정책에 대한 의료계의 깊은 불신을 드러내는 발언이었다.
의료계의 불만은 의협에도 향했다. 한 지역의사회 임원 C씨는 "협회 차원에서 앞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계획도 그려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의협이 여야 대표와의 만남 등 다양한 소통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것이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의료계 내부에서도 의협의 역할과 효과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의협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의협 채동영 홍보이사 겸 부대변인은 최근의 활동이 정부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추석을 전후로 정치권의 태도 변화가 크다"고 밝히며, 의협이 조건을 걸거나 합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계의 시각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채동영 이사는 "정부 태도 변화가 당장 이뤄지지 않으리라는 사실은 국민 모두 안다"면서도 "여야의 입장은 많이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과 정치권을 조금씩 설득해 나가면 결국 정부도 입장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는 의협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와 정치권을 설득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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