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육 외면한 국정감사... "야당은 김건희 여사에 몰두"

교육부 업무보고서 의대 관련 내용 전무... "주요 현안 누락" 지적
의대 5년제 도입 놓고 교육부-의료계 '평행선'... 위증 논란까지
의대생 동맹휴학 해법 논의 실종... "집단이익" vs "휴학의 자유" 팽팽

지난 8일 진행된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는 16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로 이어졌으나, 현재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의대 교육 문제는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다. 자정을 넘긴 긴 시간 동안 의대 교육 관련 논의는 1시간도 채 이루어지지 않았다.




교육부 업무보고 누락된 의대 교육 현안

이날 국정감사의 시작을 알리는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의대 교육에 관한 내용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7월 '의과대학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 9월 '의학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 방안', 그리고 10월 6일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 등 중요한 정책들이 연이어 발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완전히 배제되었다.

이에 대해 김영호 교육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즉각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서는 한 말씀도 없어 아쉽다"고 지적했고, 이주호 장관은 "질의 때 잘 다뤄질 것"이라며 간단히 답변을 회피했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태도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의대 증원 문제가 반드시 업무보고에 포함되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대 5년제 단축안 논란

국정감사 중 의대 교육과 관련해 가장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 주제는 의대 교육과정 5년제 단축안이었다. 고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이주호 장관은 5년제 도입이 강제가 아닌 자율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국립대학에서 5년제 도입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지만, 고 의원의 자체 조사 결과 실제로 동의한 대학은 찾기 어려웠다. 강원대, 경상국립대, 제주대는 명확히 반대 입장을, 서울대, 경북대, 충남대, 충북대는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더욱이 이 장관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 5년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으나, KAMC 이종태 이사장은 이를 즉각 부인해 위증 논란이 일어났다. KAMC 측은 5년제 도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고 반박했다.

의대생 동맹휴학에 대한 정부 입장

이주호 장관은 의대생들의 동맹휴학을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행위'로 규정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의대생들의 휴학이 국민 건강과 생명에 필수적인 인력 양성을 저해한다고 주장하며, 교육부가 동맹휴학 불허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민정 의원이 "휴학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다"고 반박하자, 이 장관은 의대생들의 특수성을 들어 일반적인 휴학의 자유와는 다르게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대생들의 교육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집단적인 동맹휴학은 허용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더 나아가 이 장관은 정부가 동맹휴학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주장을 일축하며, 이는 학생들이 정부 정책에 집단적으로 반발한 것일 뿐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정부의 독재'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정감사의 한계와 과제

이번 국정감사는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중요한 의료 문제를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의대 교육의 질 향상, 의료 인력 수급 문제, 그리고 의료계와 정부 간의 갈등 해소 등 시급한 과제들이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채 마무리되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이 김건희 여사의 논문 문제 등 다른 이슈에 집중하면서, 정작 국민 건강과 직결된 의대 교육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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