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에서 각질 제거 효과를 선보이며 시원하게 닦인다고 강조했던 발의 각질이 사실은 밥풀이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를 통해 각질제거제를 판매한 홈쇼핑 업체들이 법정 제재를 받게 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이를 소비자 기만으로 판단해 관련 홈쇼핑 업체에 대한 제재를 결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28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가짜 각질을 연출해 각질제거제의 효과를 과장한 GS리테일, SK스토아, 현대홈쇼핑, W쇼핑 등 4개 홈쇼핑 업체에 대해 법정 제재인 '주의' 처분을 의결했다.

문제의 홈쇼핑 방송에서는 쇼호스트가 각질제거제를 발라 발을 닦으며 깨끗해진 모습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했다. 그러나 각질제거제의 효과를 시연하는 장면에서 실제 각질이 아닌 밥풀과 딱풀을 사용해 '가짜 각질'을 연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쇼호스트는 이 연출된 발을 가리키며 해당 제품의 효과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일부 장면에서는 화면 하단에 "고객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된 장면"이라는 자막이 나타나긴 했지만, 자막의 크기가 작아 쉽게 알아보기 어려웠고, 쇼호스트의 발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소비자들이 이를 실제 각질이 아닌 연출된 것임을 인지하기는 어려웠다.

방심위는 홈쇼핑 업체들의 이러한 행위를 소비자 기만으로 판단했다. 류희림 위원장은 "녹화된 프로그램이고, 심의팀이 쇼호스트의 멘트를 확인했을 때 소비자를 기만한 것으로 보인다"며, 쇼호스트가 실제 각질처럼 속인 행위는 기만의 정도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심의위원들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이라면 명백하게 밝혔어야 한다"며, 홈쇼핑 업체들이 중징계가 필요한 정도의 규정 위반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특히, 발의 각질이 연출된 것임을 명확히 고지하지 않았고, 소비자들이 이를 실제로 믿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심각한 소비자 기만 행위로 여겨졌다.

방심위의 결정에 따라 해당 홈쇼핑 업체들은 법정 제재인 '주의' 처분을 받았다. 방심위의 처분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 '권고', 법정 제재 단계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 등으로 나뉘며, 법정 제재 이상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 시 감점 사유로 적용된다.

이번 제재로 해당 홈쇼핑 업체들은 재허가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으며, 각질제거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의 기만적 연출로 인해 소비자 신뢰를 크게 잃게 되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정과 방송 윤리를 무시한 결과로, 홈쇼핑 업체들의 신뢰 회복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