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 불신임안 가결, 임현택 회장 6개월 만에 퇴진
의협, 비대위 체제로 전환…60일 내 보궐선거 예정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 비대위가 결정할 가능성
막말 등으로 논란을 빚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오늘 10일 탄핵이 가결되며 물러나게 되었다. 의협은 이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60일 이내에 보궐선거를 실시할 계획이다.
의협 대의원회는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임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쳐 재적 대의원 248명 중 224명이 참석한 가운데, 170명이 찬성하여 가결시켰다. 불신임안 가결에는 출석 대의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며, 이날 불신임 찬성 비율은 75.9%로 압도적이었다. 반대는 50표, 기권은 4표였다.
임현택 회장은 취임 6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되었다. 그는 표결에 앞서 "임시총회를 열리게 한 데 대해 매우 송구하다"며 마지막 기회를 한 번 더 달라고 호소했으나, 대의원들의 판단은 변하지 않았다.
불신임안이 가결됨에 따라 의협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며, 비대위원장은 오는 13일까지 선출될 예정이다. 비대위 체제에서는 60일 이내에 새로운 회장을 뽑기 위한 보궐선거가 진행된다. 당초 빠른 보궐선거를 치르기 위해 회장 직무 대행 체제로 가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재투표 끝에 비대위 구성안이 찬성 106표, 반대 63표로 통과됐다.
이번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 주수호 전 의협 회장,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 김성근 전 의협 비대위 대변인 등이 차기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임현택 회장은 그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의 막말과 실언으로 의협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계획을 막지 못했고, 간호법 제정도 저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회원들의 불만이 컸다.
특히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과의 온라인 갈등은 후배 의사들의 지지를 잃게 한 요인이 되었다. 박 비대위원장은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임 회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의협 대의원들에게 불신임을 요청했다. 그는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게 되는 의협과 대전협이 협력해 11일 출범 예정인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를 논의하는 등 정부와의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의협 대의원은 "회장이 바뀌면 대전협도 태도를 바꿔 협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비대위가 의협의 협의체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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