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의 채용 난항…의료 공백 심화, 인기과와 기피과 양극화 현상 뚜렷

빅5 병원도 전임의 채용 어려움…지원율 절반 미만
전공의 이어 전임의 부족까지…의료 공백 심화 우려
인기과-기피과 양극화 뚜렷…의료 인력 불균형 심각

지난 2월 시작된 의정 갈등이 9개월을 맞은 가운데, 국내 병원들이 전공의에 이어 전임의 채용에서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의사들 선호도가 높은 빅5 병원조차 채용 난이도가 급증하며 의료 공백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기과와 기피과 간의 채용 불균형 현상도 두드러지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전임의 채용 미비…지원자 절반에도 못 미쳐

전임의는 전공의 과정을 마친 후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세부 전공을 더 배우기 위해 병원에 남는 의사를 의미한다. 환자 진료와 연구를 병행하며, 일부는 의대 교수직을 목표로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재 대형 병원들은 전임의 채용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달 305명의 전임의 모집을 진행했으나, 실제 지원자는 151명에 불과했다. 지원율은 49.50%로, 5년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특히, 응급의학과와 산부인과 전임의 모집은 지원자가 한 명도 없거나 극소수에 그쳐 병원 측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이미 7차례 전임의 공고를 냈지만 여전히 채용은 미비한 상태다.

전임의 이탈 및 지원율 감소, 의료 공백 확산 우려

전임의 부족은 진료와 연구 모두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공의가 집단으로 사직한 병원에서는 전임의들이 그 자리를 대신해왔으나, 전임의 수급마저 차질을 빚으면서 의료 공백이 더욱 확대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전임의 지원율은 2021년 89.66%에서 매년 감소하며, 2024년에는 49.5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임의 수급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는 개원가 이탈, 타 병원 이직, 그리고 개인적인 사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정 갈등이 전임의 이탈과 지원율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전임의가 부족하면 진료와 연구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인기과와 기피과 채용 불균형 심화

전임의 채용에서 더욱 뚜렷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대병원에서는 정형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안과 등 인기과에서 높은 지원율을 보인 반면, 기피과에서는 지원자가 아예 없거나 매우 적었다. 예를 들어, 정형외과는 14명 모집에 13명이 지원했고, 정신건강의학과는 9명 모집에 전원 지원했다. 반면, 응급의학과와 신경과는 모집인원에 비해 지원자가 전혀 없거나 미비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전임의 채용에서 과별 분위기가 달라, 인기과에서는 여전히 지원자가 많지만 기피과에서는 인력 모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내년부터 전공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전임의 채용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빅5 병원, 지방 의사의 대거 유입 예상

일부 인기과에서는 전임의를 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대형병원에서 전임의 경력을 쌓는 것이 이력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일부 의사들은 전임의를 빅5 병원에서 맡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방 병원에서는 대형병원으로 이직을 원하는 의사들이 많이 있으며,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구직이 비교적 수월한 상황이다.

또한, 병원 관계자는 "빅5 전임의를 거친 경력이 지방 병원에 가는 데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의사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전임의 채용에는 큰 어려움이 있으며,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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