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축소로 간호 인력 감축 우려… 간호대생 취업 한파 전망
서울시간호사회 "간호계가 간호법 하위법령 주도해야 할 시점"
간호법 시행 앞두고 진료지원업무 주체 정립 위한 연구 진행 중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에 따라 병상 수를 줄이는 병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간호계에서는 간호 인력 감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병상 수의 감소가 곧 간호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이에 간호계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간호사들의 일자리 축소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시간호사회 이혜영 이사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간호사회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 이사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과정에서 일부 병원들은 6인실을 4인실로 전환하거나 일부 병상을 폐쇄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정 갈등 이후 병상 가동률이 감소해 병상 운영 자체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라 현재까지는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면서도, 향후 상황 변화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이번 구조전환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병원은 총 42개소로, 이들 병원은 중환자실, 소아, 고위험분만, 응급 병상을 제외한 3,186개의 일반 병상을 감축하기로 했다. 정부의 이 같은 병상 축소 정책에 따라 간호 인력의 필요성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간호계에서는 간호사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혜영 이사는 "아직 간호 인력이 실제로 감축된 사례는 없지만, 병상 수가 줄어드는 만큼 간호 인력도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병원에서는 인사팀에서 간호사 인력 수급에 대해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라며, 간호사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간호사 인력 감축 우려는 결국 간호대생들의 취업 불안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혜영 이사는 "의정 갈등의 여파로 대부분의 대학병원에서 간호대생 채용 인원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로 인해 간호대생들이 큰 불안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간호대 정원은 계속 늘고 있지만 상급종합병원의 구조전환 등으로 인해 간호사 채용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어, 앞으로의 취업 한파가 간호계의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시행을 7개월 앞둔 간호법의 하위법령 마련 등 남은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간호계가 적극적인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시간호사회 조윤수 회장은 "간호법이 제정된 만큼, 이제는 현장 간호사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간호법의 세부 내용을 깊이 있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다른 의료계 종사자들의 의견도 함께 반영해야 하며, 보건복지부가 고민하고 있겠지만, 이제는 간호계가 칼자루를 쥐고 주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특히 "전담간호사의 교육 주체가 누구인지, 전문간호사와 전담간호사의 역할을 어떻게 정립할지 등의 주제를 간호계가 먼저 선점해야 한다"고 밝혔다. 간호법에 따라 지자체에서 간호인력지원센터를 설치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정책 연구가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서울시간호사회는 간호법 제정 이후 진료지원업무와 관련된 정책 연구도 진행 중이다.
박정선 제1부회장은 이날 "간호법 통과 과정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음에도 최종적으로 정리되지 못한 부분이 바로 전문간호사와 전담간호사 중 누가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적합한지였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이와 관련된 의견들이 매우 다양하다"며, "서울시간호사회는 현장에서 상급실무를 제공하는 진료지원업무의 주체로서 누가 가장 적합한지를 연구하고 있으며, 이를 미래 지향적으로 담아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서울시간호사회가 2024년 한 해 동안 시행한 주요 사업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서울시간호사회는 ▲조직 관리 체계 강화 ▲간호 발전을 위한 협업 ▲간호 정책 역량 강화 활동 ▲회원의 간호 역량 강화 ▲간호 전문성 향상 및 지원 활동 ▲전문인으로서의 간호사 이미지 강화 사업 ▲회원 권익 옹호 및 복지 활성화 활동 등을 통해 간호계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고 밝혔다.
박정선 부회장은 "간호사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간호사로서의 이미지 향상을 위해 회원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 왔다"며, "회원들이 더욱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권익을 옹호하고 복지 활성화를 위해 힘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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