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대로에서 무면허 상태로 7중 추돌 사고를 일으킨 20대 운전자 김씨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김태헌 부장검사)는 김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및 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 운전) 혐의로 기소했다.

사고 당시 약물 복용으로 정상 운전 불가 상태

검찰 조사에 따르면 김씨는 사고 당시 향정신성 의약품인 클로나제팜을 치료 목적으로 복용해 정상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기존에 적용됐던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 대신 특정범죄 가중처벌법(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것이다.

김씨는 지난 2일 오후 1시경 무면허 상태에서 어머니 소유의 차량을 운전하며 서울 송파구 거여동의 이면도로에서 30대 여성이 4세 아들을 태운 유모차를 밀고 가는 중 치고 도주했다. 이후 40분이 지난 오후 1시 39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로에서 차량을 잇달아 들이받고 역주행하는 등 무모한 운전을 이어갔다.

사고 현장 녹취록 및 현장 상황

사고 당시 차량 내 대화가 담긴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어머니가 "시동을 꺼라"고 말했지만 "시동 끄는 걸 모른다"고 답하며 혼란스러운 상황을 드러냈다. 이어 추돌이 계속되자 김씨는 비명을 지르며 "어떡해, 어떡해"라고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결국 "엄마, 10대 박았어"라고 말하며 사고의 심각성을 인식했다.

이번 사고로 인해 9명이 경상을 입었고, 김씨의 차량을 포함해 총 8대의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이 파손됐다. 김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되었으며, 경찰 조사에서 "불면증 증세로 신경안정제를 복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김씨 구속 송치 및 검찰 기소

김씨는 현장에서 체포된 후 경찰 조사를 거쳐 지난 7일 검찰에 구속 송치되었다. 검찰은 김씨의 위험한 운전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와 약물 복용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구속 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번 사건은 약물 복용 후 운전이 불러온 위험성과 무면허 운전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며, 김씨의 향후 재판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