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조정 실패로 여야의정 협의체 3주만에 중단

협의체 참여 중단 선언한 의학회와 KAMC, 정부의 비협조적 태도에 절망
의료계 조정안 무산, 여야 갈등 조정 실패로 협상 테이블 붕괴
정부·여당, 의대 정원 관련 정책 변화 거부… 의료계와의 갈등 격화

출범 3주 만에 여야의정 협의체가 결국 중단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의료계가 제시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 관련 네 가지 방안이 정부로부터 모두 거절되면서 협의체는 파행을 맞았다.



이로 인해 의료계는 협의체에 대한 신뢰를 잃고 참여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진우 대학의학회 회장은 1일 협의체 브리핑을 통해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참담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발표했다.


그는 "우리는 정부가 문제 해결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믿었기에 의료계 내부의 반대와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협의체에 참여하는 결단을 했다"고 언급했다. "우리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을 충분히 검토한 후 구체적인 조정안을 제시했다"며 정부의 대응에 실망을 나타냈다.

협의체에서 논의된 조정안에는 네 가지 주요 제안이 포함되었다. 첫째는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 이월하는 문제의 중단, 둘째는 의대 예비합격자 배수를 축소하는 것, 셋째는 학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학생에 대해 불합격 판정을 내릴 수 있는 대학의 자율권 보장, 넷째는 모집 요강 내에서 대학에 자율권을 부여하는 것이었다. 이 네 가지 제안 모두가 의료계의 현실을 반영한, 실현 가능한 방안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이 조정안을 거절했다. 그 이유로는 법적 문제와 국민 여론이 지적됐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수시 미충원 이월 문제는 모집 요강에 포함되어 있어 법적 문제가 많이 걸려 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세 가지 방안에 대해서도 법적인 부분이 걸림돌이 되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 의대 모집 중단 요구가 국민 여론을 악화시키고 대학의 자율성 부여 문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의료계는 정부의 대응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진우 회장은 "급박한 입시 일정을 고려하여 정부가 유연한 정책 결정을 통해 사태 해결 의지를 보여주기를 간절히 요청했으나, 정부는 어떤 유연성도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와 여당이 의료계가 대화의 장에 나서지 않는다고 비난해왔지만, 정작 협상장에 나선 의학회와 KAMC의 제안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거부하며 정책 변화에 전혀 나서지 않은 점에 대해 절망감을 표했다.

여당을 향해서도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여당이 의료 현실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를 적극적으로 압박하거나 중재에 나서지 않아 그 진정성을 의심하게 했다고 질책했다.


또한,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았던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그는 "야당 역시 수수방관하며 사태 해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정부와 여당을 비난하는 모습에서 과연 야당이 원하는 결과는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의료계의 실망감은 결국 협의체 중단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회장은 "정부와 여당이 이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지금, 더 이상의 협의는 의미가 없으며, 대한의학회와 KAMC는 협의체 참여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선언했다.


이어서 그는 "지금이라도 정부가 태도를 바꾸고, 여야 역시 말뿐이 아닌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국민을 위한 해결책 마련에 나서기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에 대해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의대생 휴학 승인 허용과 한국의학교육평가원 관련 개정안 추진 중단 등 의료계 요구사항 일부를 수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의평원 관련 자율성 보장에 대해서 합의점을 도출했다"며 이를 협의체의 성과로 평가했다.

그러나 협의체의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정 간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뚜렷했다. 정부와 여당이 협의체 대표들은 당분간 공식적인 회의를 중단하고 '휴지기'를 갖기로 했다고 발표한 반면, 이진우 회장은 "이는 정부와 여당의 입장일 뿐, 우리는 휴지기를 갖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정부와 여당이 의대 정원에 대해 확실한 태도 변화나 정책 변화를 보여주면 그때 가서 다시 판단하고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재개 가능성을 일축했다.

결국 여야의정 협의체는 출범한 지 3주 만에 중단되었다. 의료계의 요구는 법적 문제와 국민 여론이라는 이유로 거절되었고, 협의체는 파행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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