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대학병원들이 전임의 채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젊은 의사들이 선호하는 빅5 병원들마저도 의정갈등의 여파로 전임의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전공의들의 복귀가 여전히 어려운 가운데, 전임의라는 핵심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병원들의 진료 현장에서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명옥 의원(국민의힘)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빅5 병원들이 지난해 10월부터 진행한 전임의 채용에서 총 1244명 모집 인원 중 569명만 응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임의 지원율은 평균 45.7%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으며, 이는 전공의 부족으로 인해 일손이 부족한 병원들의 진료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2023년 빅5 병원의 전임의 채용에서는 1591명 모집에 1127명이 지원하여 70.8%의 지원율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황이다.

병원별로 살펴보면, 서울대병원은 305명 모집에 155명이 지원해 50.8%의 지원율을 기록한 반면, 서울성모병원은 177명 모집에 54명만 지원하여 31%에 그쳤다. 서울아산병원은 222명 모집에 154명(69.4%)이 지원했으며, 삼성서울병원은 217명 모집에 90명(41.5%)이 지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323명 모집에 116명(35.9%)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 진료과에 대한 지원이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산부인과와 응급의학과에서 각각 12명을 모집했으나 지원자는 전무했으며, 신경과 역시 10명을 모집했으나 지원자는 없었다. 삼성서울병원도 신경외과와 응급의학과에서 지원자가 없었고, 서울성모병원도 신경외과에 지원자가 전혀 없었다. 세브란스병원 역시 소아비뇨의학과와 소아정형외과에서 지원자가 없었고, 서울아산병원은 중환자실 전임의에 대한 지원이 전무했다.

인기 과목으로 분류되는 성형외과, 피부과 등에서도 전임의 모집이 어렵다. 서울대병원 성형외과와 피부과,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등에서 모집 인원에 비해 지원자는 현저히 적었으며,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성모병원 역시 마취통증의학과와 성형외과 등에서 모집 인원에 비해 지원자가 매우 적었다.

전임의는 전공의 과정을 마친 후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세부 전공을 더 배우기 위해 병원에 남아 진료와 연구를 병행하는 의사들로, 대학병원에서는 필수적인 인력이다. 이들은 의과대학 교수로서의 진로를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으며, 병원들의 진료 현장에서는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의정갈등이 계속되면서, 병원들은 전공의 집단 사직과 함께 전임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지난해 전임의가 상당수 병원을 떠났고, 올해도 지원자가 부족해 외래 진료와 수술 등의 업무에 어려움이 클 것"이라며, "특히 필수 의료 분야의 전임의 채용이 어려워지면서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