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의 여파인가... 응급의학 교수 진료 중 쓰러져

의정 갈등 장기화, 전공의 부족으로 의료 시스템 붕괴 우려
응급의학계 거목 유인술 교수, 피로 누적에 따른 뇌졸중과 심근경색 발생
의정 갈등 해결 없이는 의료 현장의 붕괴를 막을 수 없다

의정 갈등이 1년 이상 지속되며 의료진의 피로도가 급증한 가운데, 정년퇴임을 몇 달 앞둔 응급의학계의 거목이 진료 중 쓰러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


▲ 이해를 위한 사진. 사진과 관련 없음

충남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의 유인술 교수는 최근 응급실에서 진료 중 갑작스레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유 교수는 수개월 동안 강행군을 이어온 상태에서, 피로 누적에 의해 뇌졸중과 심근경색이 동시에 발생하며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다행히 함께 진료 중이던 후배 의사의 신속한 조치 덕분에 위기를 넘겼고, 항혈전제 투여와 스텐트 시술을 통해 현재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유 교수는 응급의학의 선구자로서, 응급의료 발전을 위해 많은 기여를 해왔고, 응급의료기금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가 제도권에서 의료 시스템의 변화를 위해 활동한 결과, 응급의료기금은 4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상향되었고, 닥터헬기 도입과 권역외상센터 설립 등의 인프라 확충을 이끌었다.

유 교수는 오는 8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었지만, 전공의의 집단 사직 이후 남은 후배들과 제자들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당직을 자청했다. 그는 1년 넘게 누적된 피로가 결정적 원인이라며, “이 사태가 지속된다면 남은 인력들은 결국 번아웃에 내몰리고 말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유 교수는 “지금도 진료현장 곳곳이 붕괴되고 있다”며, 정부에 대승적 차원에서 정책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정 갈등으로 인해 의료진들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으며, 진료 현장에서의 피로도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전국 상급종합병원의 전공의 비율은 의정 갈등 이전 38.5%에서 4%로 급감했으며, 전국 211개 수련병원에서 활동 중인 전공의는 1172명으로, 전체 병원에 비해 적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정 갈등이 장기화됨에 따라 의료 시스템에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전공의와 전임의, 진료지원(PA) 간호사들의 피로가 누적되면서, 의료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10월 동안 전국 수련병원에서 사직한 의대 교수 및 전문의는 1729명으로, 이는 전년 같은 기간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문제는 신규 의사와 전문의가 거의 배출되지 않고 있어, 인력 풀의 고갈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의사 국가시험 합격자는 269명으로, 작년 합격자의 8.8%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의 시험 합격자 역시 566명으로, 전년도 합격자 수의 20.2%에 그쳤다.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료 시스템의 근본적인 재정비와 함께, 의정 갈등 해결을 위한 정부와 의료계의 실질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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