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수가협상 난항 예고…"구조적 문제 여전, 의료계-건보공단 평행선"

의료계 "환산지수 쪼개기·깜깜이 협상 불공정" 강력 비판
건보공단 "재정 현실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 입장 고수
전문가 "매년 반복되는 갈등…수가 산정방식 근본 개혁 필요"

2026년도 건강보험 수가협상이 예년처럼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의정 갈등으로 이미 재정지출이 늘어난 데다 협상 방식과 구조의 문제점까지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대한개원의협의회가 개최한 '2026년 수가협상 공청회'에서도 의료계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수가협상 방식을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의료계는 기존의 협상 방식이 불합리하다고 지적했고, 건보공단은 재정 현실을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김계현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연구부장은 "현재 수가협상 방식은 건보 재정 투입 없이 일부 항목만 선별적으로 인상하는 '땜질식' 형태로, 근본적 수가구조 개선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필수의료 분야와 일반 의료행위의 수가를 따로 구분해 협상하는 '환산지수 쪼개기'는 기존 수가협상 도입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좌훈정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역시 "수가협상 결렬 시 공급자에게만 패널티가 주어지고, 추가 소요예산(밴드)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방식은 대등주의에 위배된다"며 협상 과정의 투명성을 요구했다. 특히 그는 "일반 의료행위와 필수의료 분야를 분리해 인상률을 차등 적용하는 것은 위법적 요소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은 "협상 과정에서 의료계와의 소통을 강화하며 방식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재정적 한계가 명확히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박종헌 공단 급여관리실장은 "보험자인 공단은 건보료를 부담하는 국민의 입장을 반영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환산지수 쪼개기나 수가 차등인상은 정책적으로 필요한 분야에 재정을 우선 투입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기존에 사용했던 SGR(지속가능한 진료비 증가율) 모형은 유형별 인상률과 실제 수가 인상률 간에 큰 차이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더 현실적인 모형으로 SGR 모델을 개편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보공단은 이와 함께 의료계가 제기한 '깜깜이 수가협상' 논란에 대해서도 "지난해부터 공급자와 직접 소통 가능한 자료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협상 결렬로 인해 밤늦게까지 협상이 이어지는 문제도 상당히 개선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갈등 구조가 매년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임인택 가톨릭대 보건의료경영대학원 교수는 "매년 비슷한 논쟁이 반복되지만 정부의 우선순위에서 수가협상이 밀리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단순히 물가지수나 환산지수로 협상하기보다는 새로운 의료행위와 현실을 반영한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수가산정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