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국 엑소 이미징에 전략 투자…AI 기반 초음파 플랫폼 공동 개발 나서

삼성메디슨, AI 진단기술 본격 강화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주도권 확보 속도
초음파 영상 정밀도·효율성 동시 제고 추진

삼성이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투자 자회사인 삼성벤처투자는 최근 미국 의료기기 기업 엑소 이미징(Exo Imaging)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고, 자회사 삼성메디슨은 엑소와 함께 차세대 AI 기반 초음파 플랫폼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메디슨은 첨단 초음파 진단 기술 강화를 위해 엑소 이미징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에는 삼성벤처투자의 전략적 지분 투자도 포함됐으며, 투자 규모는 약 1억 달러(약 137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엑소 이미징은 2015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된 의료기기 전문 기업으로, 고성능·저비용의 핸드헬드 초음파 기기 및 인공지능 의료영상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왔다.

이 회사의 대표 제품인 ‘엑소 아이리스(Exo Iris)’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소형 초음파 기기로, 심장, 폐, 방광 등 다양한 부위를 빠르고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다. 여기에 클라우드 기반 진료 지원 플랫폼 ‘엑소 웍스(Exo Works)’를 통해 진료 기록 관리, 청구 프로세스, 품질관리(QA) 등을 자동화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실시간 AI 분석을 통해 심부전이나 폐렴 등 주요 질환을 조기에 탐지하는 ‘스윕AI(SweepAI)’ 기술도 선보이며 진단 정확도와 효율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은 이러한 기술력을 보유한 엑소와의 협력을 통해 초음파 진단기기의 정밀도는 물론, AI 기반 분석 기능까지 대폭 강화하며 미래 시장 선점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삼성의 의료기기 투자는 단순한 기술 확보를 넘어, 그룹 차원의 중장기 전략과 맞닿아 있다. 2010년 삼성은 의료기기를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한 바 있으며, 같은 해 초음파 진단기기 전문 기업 메디슨(현 삼성메디슨)의 지분 43.5%를 약 2억6200만 달러에 인수하며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후 치과 영상 장비 기업 레이, 미국 POC 기기 제조사 넥서스Dx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혔으나 일부는 전략 조정에 따라 매각됐다. 반면 CT 전문업체 뉴로로지카(NeuroLogica) 인수는 성공적으로 안착했으며, 영상 진단 장비 다변화에 중요한 발판이 되고 있다.

최근 들어 삼성은 인공지능 기반 초음파 진단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2023년에는 프랑스 AI 초음파 스타트업 소니오(Sonio)를 약 9240만 달러에 인수해 FDA 인증 기술 ‘디텍트(Detect)’를 확보했고, 이번 엑소 투자를 통해 AI 기반 초음파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메디슨의 실적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2022년 4851억 원이던 매출은 2023년 5174억 원, 2024년 5709억 원으로 3년 연속 증가하며 기술 투자와 수익성 간 균형을 유지 중이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는 여전히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 초음파 영상 진단기기 시장은 GE헬스케어, 필립스, 지멘스헬시니어스 등 글로벌 강자들이 선점하고 있으며,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에서 격차가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AI 기술을 접목한 초음파 영상 진단기기의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제품 상용화 속도와 글로벌 의료 생태계 내 신뢰 구축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브랜드 위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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