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치료를 받은 뒤 생긴 흉터가 생겼다는 이유로 의사에게 진료상의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청주지방법원은 최근 미용성형 시술 후 부작용이 발생했다며 시술한 의사를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환자 측 항소를 기각했다.

소송을 제기한 A씨는 지난 2015년 양쪽 볼에 난 면포성 여드름을 치료하기 위해 레이저 시술을 받았다. 시술 부위에 함몰성 흉터와 색소 침착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자 5년간 수차례에 걸쳐 라인셀 레이저 시술, 젠틀맥스프로 시술 등을 받았지만 완전하게 제거되지는 않았다.

이에 A씨는 의사가 여드름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잘못된 시술을 해 나타난 부작용이라고 주장했다. 시술 후에 처방도 제대로 하지 않아 흉터가 영구적으로 남았으므로 진료상·처치상의 과실이라는 것이다.

반면 의사 측은 시술 후 흉터가 남았다는 이유만으로 진료상의 과실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맞섰다. 의사 측은 “환자 A씨가 받은 수술은 일반적인 치료 방법이고,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흉터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진료상의 과실이라고 할 수 없으며 메디폼 처방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처치상 과실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1심 재판부는 진료상의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환자 측이 요구한 배상금 750만원 가운데 300만원만 인정했다. 이에 불복한 A씨가 항소했으나 결과는 같았다.

재판부는 “당시 일반적인 의료 수준과 기술을 감안했을 때 시술이 잘못된 방법이거나 검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다”며 “단지 흉터가 생겼고 메디폼이 아닌 재생 크림만 처방했다고 해서 의사가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하기도 다소 어렵다”고 했다.

이어 재판부는 “신체감정 결과 시술 직전 여드름 부위 상태에 따라 정상적으로 레이저 시술을 진행해도 다발성 함몰성 흉터가 생길 가능성이 있으므로 환자 측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의료상 과실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시술의 결과와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에 대해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설명의무는 침습적 의료행위 과정에서 의사가 해야 할 필수적인 절자상 조치”라며 “다발성 함몰 흉터나 피부 색소 침착과 같은 부작용 우려를 환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상세히 설명하고 시술 여부를 선택하도록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위자료 300만원과 자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한 1심의 판결에 법리적인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유지하고 그 외의 항소는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