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연대본부 국립대병원노조, 가이드라인 폐기 요구
- “방만이라는 억지 프레임, 토사구팽이나 다름없어”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이 국립대학교 병원들의 인력 부족 현상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에는 민간 경합·중복 기능 축소, 2023년도 정원 감축, 임·직원 인건비 지출 효율화, 직무·성과 중심 보수체계 개편, 과도한 복리후생 조정 등이 담겼다.
23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소속 국립대병원 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병원 강화가 아닌 민간병원 활성화 정책을 내놓았다”면서 혁신 가이드라인의 전면 폐기를 요구했다.
국립대병원 노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대응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공공병원을 토사구팽하는 것이라며 “혁신 가이드라인 폐기를 위하여 총파업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어 “가이드라인에는 인력감축도 포함되어 있다. 현원에 맞춘 정원 축소는 기본이고 2023년까지 인력을 감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국립대병원에서 정원도 채우지 못할 정도로 현원이 적은 것은 대부분 간호사 직종인데 현재의 인력으로도 운영이 가능해서가 아니다”라며 “국립대병원은 임금과 노동조건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기 때문에 지원자가 없어 정원을 못 채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는커녕 부족한 인력 수준에 맞춰 장원을 아예 축소하려 하고 있다”며 “이러한 비판을 면피하려는 듯 기재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관리체계 개편방안에 공공보건의료기관에 대해서는 현재 적용되는 것처럼 감염병의 시기 인력을 유연하게 승인해주겠다고 적혀는 있으나 전혀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재부는 재난과 같은 코로나19 사태에서도 국립대병원들이 절박하게 요청했던 정원을 불승인했던 장본인”이라며 “앞으로는 인력을 유연하게 선 증원하고 후 승인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상은 뒤에서 모든 정원요청에 불승인을 찍는 것이 바로 기재부이다. 혁신가이드라인은 국립대병원의 인력 부족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병원별 노조에서 전하는 인력 부족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우성환 경북대학교분회장은 “경북대정원조차 전문의 정원의 30% 정도를 못 채우고 있다”고 했다. 한지연 강원대병원분회장은 “강원대병원 간호사 정원은 늘 50~100명가량 미달이었다. 50명을 뽑아도 3년 이내에 절반은 퇴사한다”며 “토사구팽이 따로 없다. 최소한 국립대병원에는 방만이라는 억지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는 것을 모든 국민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태석 서울대병원분회장은 “공공병원은 축소하고 고사시켜 결국에는 의료 민영화로 가는 길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는 하루빨리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이 아니라 국립대병원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기성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