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부에 ‘의대 신설’ 요구 압박 “국정과제로 추진”

- 국회 정무회의서 남원 국립의전원 설립 요구 나와
- 국무조정실장 “의료계와 신속하게 협의하겠다”

정기국회를 앞두고 의과대학 신설을 요구하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료계와의 합의를 이유로 의과대학 신설에 사실상 ‘보류’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정부를 정치권이 강하게 압박하는 모양새다. 여야 의원들은 의대 신설이 필요하다고 꼽는 지역도 전라남도 목포시와 순천시, 전라북도 남원시, 경상남도 창원시, 경상북도 안동시 등 다양하다.



지난 23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전북 남원시에 국립의학전문대학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이날 정무위 전체 회의에서 남원시에 공공의대 설립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주 의원은 “성형외과, 피부과 개원의는 넘쳐나지만 공공 필수의료 인력은 대단히 부족하다”면서 “지난 정부에서 남원에 국립의전원 설립을 추진해왔다. 현재 국회에 관련 제정안이 제출되어 있고, 토지 매입도 상당히 진행되어 있다. 활용 가능한 정원도 확보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주 의원이 언급한 ‘활용 가능한 정원’은 지난 2018년 폐교된 서남의대 정원 49명을 말한다.

“언제까지 인력 확충이 시급한 공공인력 확보를 미뤄둘 것이냐”는 김성주 의원의 질문에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의료계와 합의해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방 국무조정실장은 “필수의료 인력을 확충한다는 방침 아래에 의료계와 논의하고 있다. 공공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은 정부가 주요 국정 과제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이라며 “의료계와 원만하게 합의해서 마무리 짓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성주 의원은 “코로나19 때문에 의료계와 대화가 안 되고 있는데 신종 감염병 대응을 위해서라도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여러 의원이 법안을 제출해놓은 상태”라며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이 문제는 공전될 것이다. 한시가 급한데 계속 늦추면 감염병 위기가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문제가 반복될 것이다. 정부가 분명한 계획을 세우고 추진해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이에 방 국무조정실장은 “전문의까지 양성하려면 10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하다. 많은 준비가 필요한 중장기적 대책인 만큼 의료계와 협의를 신속하게 진행해서 미리 준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성주 의원의 주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추진됐던 공공의대 설립 계획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난 2018년 4월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보건복지부와 당정 협의를 갖고 남원에 국립 공공의료대학원(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그해 12월 남원시에 남원의료원 인접 부지를 매입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남원시는 공공의대 설립을 위해 계획했던 부지의 44%인 2만 8,944㎡를 확보한 상태로 알려졌다.

20회 국회 회기 만료로 폐기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은 21대 국회에서도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치에 관한 법률안’으로 발의됐다. 이 제정안은 권역별로 국립대 내 공공보건의료대학을 설치하도록 했다. 제정안을 발의한 국민의힘 김형동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경북의 안동에 공공의대 설립을 약속한 바 있다.

민주당 김원이 의원도 목포의대 설립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김원이 의원이 발의한 ‘국립목포대 의대 설치 특별법’은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된 상태이다. 김 의원은 지난 22일 목포시의회 소회의실에서 21대 국회 후반기 의정활동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지원한 이유는 목포의대 설립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국회에는 ‘전남 의대 설치 및 공공의료인 양성 특별법’. ‘국립창원대 의대 설치 특별법’, ‘한국방사선의과대학 설립법’ 등이 발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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