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병원일수록 환자안전사고 발생 잦아... 전체 사고 절반 이상

- 500병상 이상 의료기관서 환자안전사고 56.2% 발생
- “고위험 환자 많은 3차 병원들, 위험요소 철저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병원 규모가 클수록 환자안전사고 발생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결가과 나왔다. 이에 중증도가 높은 고위험 환자의 비율이 높은 3차 의료기관들은 특히 위험요소를 미리 대비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거제대 간호학과 연구팀은 최근 발간된 아시아문화학술원의 학술지 ‘인문사회21’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 의료기관 환자안전사고 위해 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발표했다.

환자안전사고는 발생하면 환자에게 큰 위협이 가해지는 만큼 임상 현장의 큰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의료 인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의료기관 경영의 여러움 등으로 사고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 연구팀의 지적이다.

이에 연구팀은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발표한 2018년부터 2020년까지의 ‘환자안전보고 데이터’를 활용해 환자안전사고와 관련된 요인을 분석했다. 활용된 데이터는 2018년 3,551건, 2019년 4,154건, 2020년 4,807건을 모두 합쳐 총 1만 2,512건이다.

연구팀은 병상규모, 의료기관 등급, 사고 발생 장소, 사고 유형, 간호사 근무 시간 등과 환자안전사고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또, 환자안전사고 위해 정도를 구분하기 위해 ▼‘위해없음’을 ‘근접오류’로 ▼‘치료 후 후유증 없이 회복’, ‘일시적 손상 또는 부작용’을 ‘위해사건’으로 ▼‘장기적 손상 또는 부작용’, ‘영구적인 손상 또는 부작용. ’사망‘을 ’적신호 사건‘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안전사고 중 절반이 넘는 56.2%가 500병상 이상 병원에서 발생했다. 종합병원이 전체 사고 건수의 65.5%를 자치했으며 상급종합병원 26.1%, 병원 8.4%였다.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장소로는 입원실 71.0%, 검사실 12.5%, 응급실 4.6%, 수술·회복실 3.8%, 중환자실 3.6%, 외래 및 주사실 3.5%, 처치실 0.8% 순으로 이어졌다.

발생한 사고의 유형은 낙상 54.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수혈 및 투약 26.1%, 수술·마취 및 검사 14.7%, 감염 및 오염 3.2%, 의료장비 및 전산 장애 1.5%였다. 낮·저녁·밤 3교대 근무로 진행되는 간호사 근무시간 중에서는 낮 근무의 발생하는 환자사고가 40.6%로 가장 많았으며 저녁 31.0%, 밤 28.5% 순이었다.

발생한 환자의 위해 정도는 치료 후 후유증 없이 회복했거나 일시적인 손상 혹은 부작용 정도 수준의 사고인 위해 사건이 52.9%를 차지했다. 이어 근접오류가 42.0%였으며, 적신호 사건은 5.0%로 가장 적었다.

환자안전사고의 위해 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했을 때, 500병상 이상의 병원과 종합병원에서 근접 오류, 위해사건, 적신호사건 발생률이 모두 높았다. 또한 근접 오류와 위해사건은 간호사 낮 근무 시간대에 자주 발생했지만, 적신호사건 발생률은 밤 근무 때 더 높았다.

이에 연구팀은 중증도가 높은 환자가 많은 500병상 이상 3차 의료기관에서 위험 요소를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500병상 미만 대비 500병상 이상 의료기관에서 위해사건 발생 위험이 1.33배 증가했으며, 병원 대비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에서는 각각 1.27배, 1.39배 높았다”며 “중증도가 높은 고위험 환자는 사고 발생 시 위해 정도가 심각하므로 위험요소를 적극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입원실에서 사고가 빈번하기 때문에 물리적 환경을 안전하게 조성하고 투약·처치 시 대상자 이중 확인 등의 필요 절차를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며 “간호사 낮 근무 대비 밤 근무 시간대에 적신호사건 위험이 1.33배 증가했다. 밤 근무 시간대에 사고 발생에 대처할 수 있는 인력과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