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평년 비해 덥고 남부 지방엔 큰 비 전망도

- 기상청 6~8월 전망, 평년 기온과 비슷하거나 더 높을 확률 40% 이상
- 엘니뇨 발달할 경우 7월 중순 ~ 8월 중순 남부지방에 지속적으로 비 소식
- 동남아시아 40도, 한국 30도 등 지구촌 곳곳 폭염 시작... “강한 엘니뇨일지는 아직 몰라”

아직 5월이지만 지구촌 곳곳이 이르게 찾아온 폭염에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올여름이 평년보다 더 덥고 엘니뇨의 영향으로 남부지방에는 한달 가까이 지속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3일 기상청이 발표한 ‘3개월 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8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각각 40%씩이고, 평년보다 낮을 확률은 20%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6월~8월 평년기온은 6월 21.7도, 7월 24.0~25.2도, 8월 24.6~25.6도이다.

앞서 호주와 캐나다 등 각국의 기상청과 관계기관들도 한국의 올 6~8월 기온이 평년보다 56~64%의 확률로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은 지난 4월 서아시아 지역의 눈 덮임이 평년보다 적어 한국 부근에 고기압성 순환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며 이로 인해 기온이 오를 것이라고 봤다. 남인도양과 필리핀해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고, 동인도양 해수면의 온도는 평년보다 차가운 점도 한국 부근에 고기압이 발달할 수 있게 해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또, 3월 기준으로 북극의 해빙 면적이 평년보다 적었는데 이런 경우 7~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경향을 보여왔다는 점도 감안됐다.

온난화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50년 사이(1973~2023년)에 6월 평균 기온이 1.4도 정도 올랐고, 7월과 8월의 평균 기온도 각각 0.9도씩 상승했다.

이와 반대로 20%의 확률이지만 평년보다 올 여름 기온이 낮아지게 된다면 지난 3월까지의 만주 지역 눈 덮임이 평년보다 적어 발달된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한국으로 찬공기를 이동시킬 가능성이 높다.

강수량은 6월의 경우 평년(101.6∼174.0㎜)과 비슷할 확률이 50%다. 평년보다 많을 확률은 30%, 적을 확률은 20%다. 7월은 평년(245.9∼308.2㎜)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다. 8월은 평년(225.3∼346.7㎜)과 비슷할 확률이 50%, 많을 확률이 30%, 적을 확률이 20%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5∼7월 엘니뇨가 발달할 가능성이 60%인데, 이때 한국에서는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오는 경향이 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이번 엘니뇨가 '강한 엘니뇨'(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5도 이상 높고 엘니뇨가 1년 이상 지속하는 경우)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도 최대 55% 확률로 강한 엘니뇨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조경숙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엘니뇨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급격히 높아지진 않았다”라며 “강한 엘니뇨가 될지 현재로서는 말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지난 14∼20일 엘니뇨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0.5도 높았다.

엘니뇨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엘니뇨 자체가 기후변화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인 것은 아니지만 온난화를 심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시 낮 최고기온은 33.9도였다. 이전까지 역대 최고 기록은 1973년의 33.3도였다. 같은 날 싱가포르 낮 최고기온은 37도까지 치솟으면서 5월 기준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중국에서는 지난 15일 산둥성 성도 지난(濟南)시 낮 최고기온이 37도를 기록하고 베이징과 톈진, 산둥성 웨이팡 등 도시가 15∼16일 이틀 연속 35도를 기록하면서 올해 첫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 17년 만에 가장 이른 폭염 경보였다.

윈난과 구이저우 등 중국 남부는 수개월째 이어진 가뭄으로 식수난과 전력난을 겪고 있다. 캐나다 앨버타주에서는 최근 이상 고온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90건에 이르는 산불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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