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바꾼다... 암 완전 정복 가능할까

-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연구진,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암 가역화’ 원리 규명
- 치료 내성 없이 암세포 잡을 수 있는 방법 기대

과거, 암에 걸렸다고 하면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어 죽음만을 기다리던 질병에서 어느 정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질병이 된 암은 그럼에도 여전히 국내 사망원인 1위에 올라있을 만큼 사람에게 치명적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암 치료법이 등장하고 있지만 암세포가 치료제나 치료 방법에 내성을 갖게 되며 치료 효과가 점점 떨어지는 문제는 아직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암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아이디어를 제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출처 : 카이스트

8일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연구팀은 시스템생물학 기법으로 암세포를 죽이지 않고 성질을 바꿔 정상세포로 되바꿈 할 수 있는 이른바 ‘암 가역화’의 근본 원리를 규명하는 것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의 6월 2일자에 게재됐다.

지금까지 많은 암 치료법은 암 세포 자체의 제거와 박멸을 목표로 시행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연구팀은 정상세포는 외부 자극에 맞는 세포 반응을 일으키지만 암세포는 외부 자극과 상관없이 통제 불능의 세포분열 반응만 일으킨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앞서 암 가역화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하고 2020년 1월에는 대장암 세포를 정상 대장 세포로 되돌리는 것에 성공했고, 2022년 1월에는 악성 유방암 세포를 호르몬 치료가 가능한 수준의 유방암 세포로 바꾸기도 했다. 지난 1월에도 전이 가능성이 높은 폐암 세포를 전이 능력이 없고 항암제에도 쉽게 반응하는 치료 효과가 높은 세포 상태로 바꾸는 연구도 연달아 성공한 바 있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실험을 통해 특정 조건에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왜곡된 입출력 관계를 저앙적 입출력 관계로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분자세포 실험을 통해 암세포 같은 비정상 조직을 정상 조직으로 돌릴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암세포의 왜곡된 입출력 관계가 일반 세포처럼 정상적 입출력 관계로 회복될 수 있는 이유는 생명체가 오랜 진화 과정에서 얻은 세포 내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의 견실함과 중복성 때문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실제로 암 가역화를 위한 조절 타겟으로 유력한 유전자들을 발견했고 이들을 조절하면 암세포가 정상 세포로 바뀔 수 있다는 점도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들처럼 개별 성공 사례를 넘어 암 가역화의 공통 원리를 이번에 찾아낸 것이다.

연구를 이끈 조광현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현재 항암치료 한계를 극복해 암 환자의 예후와 삶의 질을 모두 높일 수 있는 혁신적 신약 개발 가능성을 높였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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