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내야수 김하성(29)이 전반기 막판부터 이어온 맹활약을 계속해서 이어가며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김하성은 지난 3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위치한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 3루수로 출전해 1회부터 선두타자 홈런을 기록하는 등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2볼넷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김하성의 독보적인 활약 속에 샌디에이고도 11-1로 대승을 거뒀다.

올해로 3년차 시즌을 맞고 있는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 겨울 유격수 골든글러브 2위에 오른 김하성을 보유하고도 타격 강화를 위해 강타자 젠더 보가츠를 영입하면서 유격수 자리에서 쫓기듯 밀려나 주전 2루수로 출전하며 3루, 유격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게 된 김하성은 104경기 타율 0.284 15홈런 41타점 60득점 22도루 OPS .838을 기록하며 샌디에이고 공격을 최전선에서 이끌고 있다.

지난 시즌 샌디에이고의 주전 유격수로 출전하며 내셔널리그 골든글러브 최종 후보에 오를 정도로 리그 최정상급의 수비력을 인정받았던 김하성은 올해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던 타격 재능도 폭발하며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내야수로 발돋움하고 있다.

야구 통계사이트 베이스볼레퍼런스 기준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에 따르면 올 시즌 김하성은 투타를 겸업하는 오타니 쇼헤이(LAA, 8.1), MVP급 활약을 하고 있는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란타, 5.5)에 이어 5.4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전체 3위, 내셔널리그에서는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내셔널리그 1위인 아쿠냐 주니어와 근소한 차이를 두고 엎치락 뒤치락 하며 리그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김하성의 올시즌 엄청난 활약은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시즌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시즌이 50경기 이상 남아있지만 이미 2015년 강정호(3.9), 2002년 김병현(4.0), 2013년 추신수(4.6), 2000년 박찬호(4.9), 2019년 류현진(5.1) 등을 이미 훌쩍 뛰어넘어 지금 시즌을 마친다고 하더라도 한국인 역대 3위이다.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 중에서 올 시즌 김하성보다 WAR이 높았던 적은 2009년 추신수(5.5)와 2010년 추신수(5.9)뿐이다. 

사실 김하성의 대활약이 지난 시즌부터 조짐이 있었다. 2할대 극초반 타율에 허덕인 진출 첫해에도 주전 유격수로 출전하며 리그 최정상급 수비를 시즌 내내 선보이며 WAR 5.0을 기록했다.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 중 WAR 5.0을 넘어선 것은 추신수와 류현진, 그리고 김하성뿐이다.

다만 타격에서는 전년도보단 발전했지만 리그 정상급으로 보긴 어려운 성적으로 아쉬움을 샀었다. 김하성은 지난해 150경기에 출전해 타율 .251 11홈런 59타점, 58득점 12도루 OPS .708을 기록하며, 전년도보단 적응한 모습을 보였으나 수비만큼 정상급 성적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하지만 올해 김하성은 다르다. 내셔널리그 타율 8위에 오르고, 팀 내서는 홈런과 타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표에서 1위, 상위권에 오르며 샌디에이고의 공격을 가장 맨 앞에서 이끄는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하고 있는 김하성이 시즌 끝날 때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지 관심과 기대가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