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변은 없었다, 한의사 초음파 사용 무죄... 건보 급여까지 넘보는 韓

- 서울중앙지법, 14일 파기환송심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인용해 무죄 선고
- 한의협 “정의롭고 합리적 판결... 건강보험 급여화,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
- 의협 “무면허 의료행위 조장 판결에 깊은 유감과 분노... 불법 의료행위 결코 묵과 안 해”

결국 파기환송심에서 기적적으로 뒤집히는 이변은 없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을 그대로 인용해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한 한의사에게 최종적으로 무죄가 선고됐다. 이에 한의계는 급여화까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반겼으나 의료계는 분노하고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를 활용해 환자의 상태를 진단한 것이 의료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기소된 한의사 A씨에게 지난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판결한 무죄 취지의 내용을 그래도 인용해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10~2012년 자신이 운영하는 한의원에서 초음파 진단기기를 활용, 환자의 질병 상태를 검사하다 적발되어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2016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유죄를 선고해 벌금 80만 원을 부과했으나 A씨가 항소했으며, 항소심에서도 같은 판결이 내려지자 대법원으로 사건의 판단이 넘어가게 됐다.

2022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A 한의사가 환자의 복부에 한의학 진단의 보조적 수단으로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한 행위에 대해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로 위료법 위반을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환송해 반전의 결과를 맡았고, 이날 최종 무죄가 선고됐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즉각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판결은 지금까지 한의사에게 굳게 채워져 있던 현대 진단기기 사용 제한이라는 족쇄를 풀어내는 소중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이어 “지난해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은 합법이라는 판결 이후 뇌파계와 엑스레이 골밀도 측정기까지 승소가 잇따르고 있다”며 “하루빨리 한의사가 자유롭게 모든 현대 진단기기를 진료에 활용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초음파 진단기기를 포함한 다양한 현대 진단기기를 적극적으로 진료에 활용함으로써 최상의 한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앞장 설 것”이라면서 “사법부의 준엄한 판결에 따라 관계당국은 국민 건강증진과 편익을 위해 법건강보험 급여화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의료계는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대한의사협회도 같은날 보도자료를 통해 유감과 분노를 다시 한 번 표현했다.

의협은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해 국민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판결”이라면서 “현행 형사소송 절차에서 허용하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사법부 판단이 올바르게 다시 내려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의료는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 의료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방법을 필요에 따라 정확하게 사용해야 한다. 현대의료기기인 초음파 진단기기는 판독과 진단을 아우르므로 잘못 사용하면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인 위험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한의사가 68회에 걸쳐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고도 자궁내막암 발병 사실을 제떄 진단하지 못한 게 핵심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런 명백한 사실마저 묵과했다”며 “앞으로 국민 건강과 생명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보건의료전문가단체로서 이해할 수도 용납할수도 없다”고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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