젋은 의사들, 끊이지 않는 전공의 폭행 사건에 근본 대책 마련 촉구

- “수질환경평가위원회 재조 개선과 제재 권한이 강화될 필요성 높아”
- “전문의 채용 확대로 수련에 보다 집중이 가능한 환경 조성해줘야”
- “단순히 아랫 근로자가 아닌 의료를 책임질 후배로 생각해야”

끝날 듯 끝나지 않고 매년 발생하고 있는 전공의 폭행 사건이 다시 한 번 광주 소재의 대학병원 신경외과에서 폭행사건이 발생하며 의료계의 분노를 사고 있다. 해당 병원의 4년차 전공의 A씨는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도 교수에게 지속적으로 폭행과 폭언을 당해온 사실을 폭로했다. 해당 글이 의료계는 물론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면서 과거부터 계속 이어져온 전공의 폭행 문제가 다시 한 번 지적 받고 있다.



피해자들인 전공의들은 보다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와 조선대병원전공의협의회는 피해 전공의를 지원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신경외과학회도 근본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지지의사를 밝혔다. 학회가 전공의 폭행 사건에 있어 입장문을 발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조선대병원 김경종 원장도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시하고 대책마련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런 전공의 폭행 사건이 터진 뒤에야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 부랴부랴 수습하는 ‘사후 약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언제, 어떻게 반영하는가에 있다.

젊은 의사들은 반복되는 전공의 폭생 사건에서 가해 교수들에게 강력히 처발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인식 개선과 수련환경 조성 등으로 의료 현장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젋은 의사들이 의료 현장에서 전공의 폭행사건 문제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이유는 근본적인 이유로 체계적이지 못한 수련환경을 꼽았다.

젋은의사협의체 신정환 공동대표는 수련이 체계적이지 못할 경우 선배와 교수에게 의존하는 분위기가 일부 큰 병원에서부터 폭력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신정환 대표는 “일부 전문과나 병원에서는 전공의가 수련 시스템이 아닌 선배와 교수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그런 경우 교수가 절대적인 위치에 놓여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진료과 특성에 따라 분위기가 천차만별로 다른데 일부 대학과 진료과에서는 폐쇄적인 분위기와 도제식 교육 시스템이 여전히 남아있다. 이런 곳에선 폭력사건이 발생하기 더 쉽다”고 설명했다.

병원 내에서 수련을 하며 근로까지 겸하는 전공의들을 ‘값싼 노동력’, ‘금방 떠날 사람’이라는 인식이 깊게 깔려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명준 부회장은 “전공의가 수련과 근로 두 가지를 동시에 하는 입장이라는 게 문제의 원인인 것 같다”며 “일부 병원에서는 전공의가 수련을 명분 삼아 적은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이라는 인식이 있다. '4년만 있다 나갈 사람', ‘전문의가 되려면 참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어 힘들더라도 감내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신 대표도 “지도 교수들은 병원에서 몇 십년 동안 근무한 사람인 반면 전공의는 잠시 근무하고 떠나는 사람으로 여겨질 때가 있다”며 “교수들은 대체 불가능하지만 전공의는 매년 들어오는 인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전공의 폭행 등 사건이 발생할 때 가해자에 대해 강력한 처분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의 제재 권한을 강화해 병원이 아닌 수평위에서 적극 개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선 수평위 구조 개혁이 우선이라고 피력했다. 수평위 위원 13명 중 전공의는 대전협이 추천한 두 명 뿐이다. 그 외에는 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 대한병원협회·대한의학회·복지부(공익위원)이 각각 추천한 3명, 대한의사협회 추천 인사 1명으로 구성된다.

신 대표는 “병원 입장에서 교수를 제재하기 어렵기에 그보다 높은 상임 기관에서 해당 문제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수평위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수평위에는 젊은 의사의 비중이 적기 때문에 구조를 개선하고 전공의 관련 사건이 발생했을 때 수평의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관련 사건이 터졌을 때 가해자 교수에 강력한 처벌을 내릴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교수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병원에서 전공의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전문의 채용을 확대해 전공의가 근로보다 수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병원에서 전문의 인력 채용을 늘리고 (전공의가 하는) 진료를 맡기게 된다면 전공의들이 수련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전공의를 제대로 대우해줬으면 한다. 단순한 근로자가 아니라 가르침을 주면서 앞으로 의료를 책임질 후배로 여겨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주먹구구식이 아닌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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