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뒷돈 의혹" 국내 최대 투석재단 압수수색... 경찰 "1000여명 연루 가능성"

서울·부산 사무소 동시 압수수색... "의약품 도매업체서 대가성 금품 수수 혐의"
의정 갈등 속 경찰 수사 확대... 고려제약 이어 대형 의료기관 겨냥
의료계 "전체 의료인 범죄자 취급" 반발... 자정 노력 필요성도 제기

최근 경찰이 불법 리베이트 혐의와 관련하여 대규모 의료재단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되어 의료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수사는 현재 진행 중인 의정 갈등 상황에서 정부가 의료계를 압박하는 조치로 해석되고 있으며, 의사들의 투쟁 입지를 좁히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7월 11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불법 리베이트 수수 혐의로 의료법인 열린의료재단의 서울 양재동 소재 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이와 동시에 열린의료재단의 부산 사무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이 진행되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의료재단은 의약품 도매업체로부터 의약품을 사용하는 대가로 불법적인 금전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열린의료재단은 2001년 설립 인가를 받은 이후 국내 최대 규모의 혈액투석 전문 의료기관으로 성장했다. 현재 28개의 혈액투석실과 내과 외래를 운영 중이며, 약 390여 명의 의료진을 보유하고 있다. 재단 소속 원장만 30여 명에 달하며, 서울, 대구, 부산, 광주,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물을 면밀히 분석하고,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열린의료재단 측은 현재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재단 입장은 이사장님이 말씀해주셔야 하는 상황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는 못한다"며 "현재 조사를 받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연락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수사는 최근 경찰이 고려제약 관련 리베이트 수사를 시작한 이후 병원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맥락에서 이루어졌다. 지난달에는 경기도 소재 중형병원인 K병원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이 진행된 바 있다.

특히 고려제약 리베이트 수사와 관련하여 1000명이 넘는 의사들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료계뿐만 아니라 제약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경찰은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사 100여 명을 추가로 입건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달 17일 기자간담회에서 "확인할 의사만 1000명 이상"이라며 "굉장히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정황이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고 말해 추가 수사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러한 일련의 수사 활동은 현재 진행 중인 의정 갈등 상황에서 정부가 의료계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연이어 의료계의 불법 행위를 들추어내면서 의사들의 투쟁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의료계에서는 이번 수사가 전체 의료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의료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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