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 대한의학회의 여야의정협의체 참여를 앞두고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이번 결정이 의대생과 전공의를 배제한 또 다른 사례라고 강하게 비판하는 반면, 정부와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2일, 의학회와 KAMC가 여야의정협의체 참여를 발표한 직후, 다수의 전공의들은 두 단체가 정부의 명분을 제공하는 도구로 전락할 것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서울 지역 수련병원 출신의 전공의 A씨는 "정작 당사자인 의대생과 전공의가 아닌 관리자들이 나섰다.

이들 단체가 과연 어떤 대표성을 지니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설령 좋은 성과가 나오더라도 의대생과 전공의가 그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라 지역 수련병원을 졸업한 전공의 B씨는 "정부에 명분만 제공한 것"이라며, 여야의정협의체가 사실상 정부와 정치권의 출구전략으로서의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와 여당이 궁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 격"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충청 지역 수련병원을 사직한 전공의 C씨 역시 "교수 단체들이 도움이 되지 않을 바에야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것이 낫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전공의 대표가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왜 관련 없는 단체가 전공의를 대변하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전공의 내부의 반발이 크다고 전했다.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는 2020년 의정 협상 과정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당시 대한의사협회가 의학회를 통해 정부와 소통하면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나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사실상 배제되었다. 수도권 수련병원을 사직한 전공의 D씨는 "의협이 '우리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하더라도 결국 한편이다. 의대생과 전공의 단체가 배제된 가운데, 의협과 교수 단체들은 여야의정협의체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며 "이번에도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버림받았다"고 비판했다.

충청 지역 의대를 휴학 중인 E씨는 "여야의정협의체에서 어떤 논의가 진행되든 간에 복지부 장·차관의 경질과 사과, 2025학년도 의대 정원 확대 원점 재검토 요구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0년 대전협이 배제된 기억을 가진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현재 상황에 대해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와의 대화는 필요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서울 지역 대학병원을 사직한 전공의 F씨는 "대다수 전공의들이 2020년 날치기 합의가 다시 재현될까 걱정하고 있지만, 정부가 전공의들의 권익을 침해하고 불합리한 조치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것은 불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협의체 참여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의협이 직접 나서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임현택 회장이 전공의 분열 시도 등으로 인해 불신임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의학회가 의협보다 신뢰할 만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서울 지역 의대를 휴학 중인 의대생 G씨는 "의학회와 KAMC가 여야의정협의체에서 의료계 전체 의견을 반영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현재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건설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 두 단체가 여야의정협의체에 참여하기로 결정했고, 정부와 여야가 이를 환영한 만큼 G씨는 "부디 학생과 전공의들의 의견이 잘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명한 발언을 통해 환자, 병원, 그리고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해결책이 나오길 바란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