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지양
-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가 펴낸 의료광고 가이드라인을 읽어보면 많은 도움
과거에는 의사들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어 병원을 개원하기만 하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의사의 수도, 병원도 많아져 막연히 개원만 한다고 해서 환자들이 알아서 찾아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에 대한 홍보는 필수가 되어 가고 있다.
요즘은 홍보 채널 또한 굉장히 다양해졌다. 신문, 버스 등 오프라인 광고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앱, 블로그, 유튜브, 페이스북, 키워드 광고, 검색 광고 등등 많은 종류의 온라인 광고가 있다. 잠깐만 생각해도 굉장히 많은 종류의 광고 방법이 생각이 날 정도이다. 인터넷을 조금만 해봐도 이러한 방법들을 통해 병원을 홍보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다.
◆ 의료법으로 규제되는 의료광고
하지만 의료광고는 다른 분야와는 달리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뿐만 아니라 의료법에서도 규제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는 경우 각각의 법에 규정된 제제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의료가 국민건강에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도 불구하고 더 강한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형사처벌은 물론이고 병원 업무정지처분 등의 행정처분도 받을 수 있다.
의료법 제27조 제3항 본문에서는 '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법조항의 취지는 환자의 어려운 처지를 악용해 영리를 추구할 목적으로 환자 유치를 둘러싸고 금품수수 등의 비리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또한 의료인 사이의 불필요한 과당경쟁에 의한 각종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 판례 중심으로 살펴봐야
그런데 의료법에서 금지하는 개별적 유형 이외에도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실제로도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기소되어 처벌받는 사례들이 있는 반면에 법원에서는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례들도 있다.
특히 의료광고가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된 경우도 있으므로 판례 중심으로 이러한 사례들을 살펴보는 것이 병의원을 개설하고 있는 의료인에게 현실적으로 필요할 수 있다.
만약 환자유인행위로 인정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과 같은 형사처벌을 받을 뿐만 아니라 이에 더해 의사면허자격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까지 받게 되는 이중의 불이익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의료인으로서는 환자유인행위 여부가 문제될 수 있는 유형을 사전에 숙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국민건강보험법 및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 면제, 할인은 지양해야
우선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는 의료법상 금지되는 것이 분명한데, 이를 회피하기 위해 복지재단에 후원금을 기부하고 본인부담금을 복지카드로 결제하도록 한 경우, 사단법인이나 협회에 후원금이나 찬조금 명목으로 금품을 제공하고 유치한 환자의 본인부담금을 면제해준 경우, 병원 직원과 가족을 상대로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한 경우, 특정 단체와 협약을 체결해 본인부담금을 할인해준 경우도 법원은 의료법위반으로 판단했다.
즉,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 비급여 진료비 할인, 면제는 대부분 허용
반면에 비급여 진료비를 할인하거나 면제하는 경우는 의료시장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해할 정도의 행위가 개입되지 않았다면 법원에서는 환자유인행위로까지 해석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법원은 이미 '의료법 제27조 제3항의 본인부담금의 범위에 비급여 진료비까지 포함시키는 것은 형벌 법규의 지나친 확장 해석으로서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며, 의료시장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해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료기관 및 의료인이 스스로 자신에게 환자를 유치하는 행위는 의료법 제27조의 유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해 비급여 진료비 할인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한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실제로 할인폭이 50%를 상회한 치료진료비 광고를 한 사례, 지인을 소개할 경우 비급여 진료비에 대한 상품권을 지급하겠다고 광고한 사례, 포인트 적립을 현금처럼 사용가능하다고 광고한 사례, 백화점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쿠폰을 발행한 사례, 모발이식수술을 받는 환자에게 호텔숙박서비스를 제공한 사례 등에서 법원은 본인부담금 할인행위가 아니므로 환자유인행위가 아니라고 판시했다.
또한 라식수술을 할인받는 체험단을 모집하는 이메일을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발송한 사례에서 법원은 이러한 행위는 의료광고에 해당할 뿐 환자유인행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의료기관에서 환자 유치를 위해 광고를 하는 것은 환자로서도 광고된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것이지 여부 등을 생각할 기회를 가진다는 점에서 의료광고는 기본적으로 그 성질상 환자를 유인하는 성격을 가진다.
그런데 이를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서 금지하는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면, 이는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는 물론이고, 의료소비자의 알 권리를 지나치게 제약하고, 나아가 새로운 의료인이 의료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제한함으로써 의료인 사이의 경쟁을 통한 건전한 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의료광고의 경우에는 환자유인행위 여부를 제한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의료광고 자체가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할 개연성은 높지 않으므로 의료기관에서는 의료광고가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할 것을 우려할 필요는 없고, 단지 의료법 제56조에서 금지하는 의료광고에 해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 의료광고 가이드라인을 참고해야
환자 진료와 최신 의학 지식을 공부하느라 시간이 없을지 모르나 개원을 한 이상 이제 병원 홍보는 피할 수 없는 업무가 됐다. 또한 시간을 들여 광고와 관련된 지침을 최소한 한번은 정독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가 펴낸 의료광고 가이드라인을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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