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의료진, 섬망 프로토콜 교육 강화 절실... 5명 중 2명만 숙지

-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 연구팀, 섬망 인식 조사... 중환자실 근무 의료진 중 섬망 교육 경험 고작 43%
- 반면 섬망 인식은 응답자 전원 “중환자실서 흔히 나타나는 문제”
- “섬망 예방·치료 프로토콜 표준화 및 교육 강화해야”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의료진 중 40%수준만이 섬망 환자에 대한 치료 프로토콜을 숙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환자실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문제인 것에 비해 교육이 부족한 점을 지적하며 섬망 교육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 연구팀은 최근 중환자실 근무 의료진 197명을 대상으로 섬망과 관련한 경험과 인식 수준 정도를 조사한 결과를 한국중환자간호학회 학술지인 중환자간호학회지에 기재했다.

연구팀은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2년차 이상의 전공의 의사와 6개월 이상 근무한 간호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지난 2021년 6월 28일부터 7월 4일까지 이뤄졌다. 응답자 중 간호사가 91.4%(180명), 의사는 8.6%(17명)으로 의료진의 평균 임상 경력은 70.22개월로 5년이 넘었다.

조사 결과, 섬망 환자의 치료 프로토콜과 보고 체계를 숙지하고 있는 의료진은 40.1%(79명)으로 조사됐다. 이에 섬망 환자를 경험한 환자인 196명(99.5%) 중 61.4%에 해당하는 121명은 섬망 환자를 직접 경험했을 때 어려움을 느꼈다고 답했다.

또, 단순 숙지의 문제가 아닌 교육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 중 섬망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의료진은 43.7%(86명)에 그쳤다. 교육을 받은 의료진 중에서도 58.1%(50명)는 입사 후 혹은 정규 교육과정에서 섬망교육을 받았다고 답했다. 섬망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한 의료진의 85.5%(94명)는 섬망에 대해 동료 혹은 선배에게 구두로 설명을 듣는 방식 해당 교육을 대체했다고 답했다.

또, 의료진의 96.4%(190명)가 중환자실 삼망 사정 도구(CAM-ICU)를 알고 있었지만 CAM-ICU 측정 결과와 임상적 판단의 일치도는 59.4%로 나타났다.

섬망 예방 중재 경험이 있는 의료진은 86.8%(171명)로 시도했던 섬망 중재 방안으로는 ▼수면 환경 조성(87.1%) ▼지적·환경적 자극(73.7%) ▼예방적 약물 중재(62.6%) ▼재인지(61.4%) 등이 있었다. 또한 섬망 발생 이후 중재 경험이 있는 의료진은 96.4%(190명)으로 ▼신체 보호대 적용(85.3%) ▼수면 환경 조성(81.1%) ▼통증과 진정 수준 사정과 필요시 약물 중재(78.4%) ▼지적·환경적 자극(62.6%) 등을 시도했다.

반면 부족한 교육 현황과 달리 의료진의 선망에 대한 인식은 중환자실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문제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전원(100%)이 섬망은 중환자실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며 이들 중 98.5%는 섬망에 대한 의료진의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81.7%는 섬망이 환자의 사망률의 증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의료진이 섬망 환자에 관해 어려움을 겪는 장애 요인으로는 ▼인공 기도를 유지하고 있는 환자의 결과 해석이 어렵다 ▼진정 상태에 있는 환자에 대한 결과 해석이 어렵다 ▼사정 도구를 사용하는 게 환자의 임상 결과를 향상시킨다는 느낌이 없다 등이 꼽혔다.

그 외에도 ▼섬망 사정 결과를 환자 치료에 활용하지 않음 ▼섬망 사정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됨 ▼적절하게 사정 결과를 기록하기 어렵다 ▼근무 중인 중환자실에서 섬망 사정 결과를 요구하지 않는다 등도 언급됐다.

연구팀은 “섬망 관련 교육을 받았다고 답변한 비율이 워낙 낮았다. 섬망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주기적인 교육을 통해 의료진이 섬망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며 “섬망 환자의 치료와 간호에 교육 내용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의료진은 섬망 사정 도구와 임상적 판단의 일치도 역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 스스로 도구 사용에 대한 교육을 받았더라도 간호사 간 사정 결과가 불일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된 사정 도구를 사용하더라도 지속적인 반복 교육과 훈련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료진이 섬망을 중환자실에서 발생하는 중요한 문제 중 하나로 인식하는 만큼 섬망 예방과 치료에 대한 프로토콜을 표준화하고 이를 모든 의료진이 동일하게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시물레이션 교육도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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