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대생 10명 중 8명 "취업 문 좁아졌다"...채용 지연 심각

"대학병원 신규 채용 지연...95% 이상 문제 인식"
취업난 여파 "어학점수·면접 준비 난항" 82% 호소
간호대생 72% "법제·제도적 결함이 채용 지연 원인"

대한간호대학학생협회가 1일 공개한 '간호계의 위축된 취업시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간호대학 학생들은 현재의 취업 시장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전국 197개 간호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총 1801명이 응답했다.



조사 결과, '2024년 상반기 대학병원 신규 간호사 채용 지연 문제'에 대해 응답자의 95.4%가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중 81.1%는 이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응답했으며, 18.6%는 '심각하다'고 답했다. 이는 거의 모든 간호대 학생들이 현재의 취업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속적인 신규 간호사 채용 인원 감소' 문제에 대해서는 더 높은 인식률을 보였다. 응답자의 98.4%가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77.0%가 '매우 심각하다', 21.6%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채용 인원 감소 문제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추세로 인식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신규 간호사 채용 지연으로 인해 간호대 학생들이 겪는 구체적인 문제들도 조사되었다. 가장 많은 82.5%의 응답자가 '어학점수·면접준비 등 취업 준비 난항'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서 '학사 학위취득 유예(졸업 유예)'(39.4%), '간호 국가고시 준비에 영향'(37.7%), '전공수업 이수 계획 변동'(18.9%)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채용 지연이 학생들의 학업과 진로 계획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목할 만한 점은 신규 간호사 채용 지연의 원인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다. 응답자의 72.0%가 '대한민국 간호계 법제 및 제도적 결함'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구체적으로는 '간호법 부재'(84.6%), '간호대학의 지속적인 인원 증원'(68.2%), '예비 간호사 적체'(60.4%), '지역의료환경 개선 부족'(49.9%) 등이 지적되었다. 반면, '대학병원 경영난'을 원인으로 본 응답자는 18.5%에 그쳤다. 이는 학생들이 현재의 취업 문제를 단순한 경기 침체나 병원의 경영 상황보다는 더 근본적인 제도적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결책에 대해서는 74.6%의 응답자가 '의료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학생들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의료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대한간호대학학생협회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신규 간호사 채용이 지연 혹은 취소되면서 4학년은 졸업 유예까지 고민하는 등 간호대 학생들이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열악한 간호사 근무 환경 및 지역 병원의 간호사 처우 문제, 예비 간호사 적체로 인한 채용 문제의 지속, 무리한 간호대 증원 등 여러 제도적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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