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파운드리 TSMC의 창업자 모리스 창(93)이 삼성과 인텔의 반도체 경쟁에서 뒤처진 이유를 분석하며 그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그는 삼성의 기술 문제와 한국 정치 상황, 그리고 인텔의 전략 부재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10일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모리스 창은 지난 9일 자신의 자서전 출판 기념회에서 삼성에 대해 "기술 문제에 부딪혔다"며, 현재 한국의 정치 상황이 삼성의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삼성전자가 겪고 있는 기술적 어려움에 대해 언급하며,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기업 운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모리스 창은 반도체 경쟁국들이 자국의 반도체 업체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하는 반면, 한국은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논란 등으로 반도체 산업 지원 법안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그로 인한 정치적 혼란이 삼성의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리스 창은 일본과 중국의 대규모 반도체 지원책도 언급했다. 일본은 최근 10조 엔(91조 원)을 투입하는 반도체 지원 종합경제대책을 발표했으며, 중국은 역대 최대 규모인 64조 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기금인 ‘빅펀드’를 조성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정치적 혼란으로 반도체 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모리스 창은 삼성의 기술적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TSMC와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선도적으로 도입한 첨단 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에서 수율 문제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GAA 기술은 차세대 반도체 공정 기술로 주목받고 있지만, 삼성은 아직 수율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그는 인텔의 침체 원인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모리스 창은 인텔이 "새로운 전략이 부족했다"고 평가하며, 인텔의 전 CEO인 팻 겔싱어가 너무 급하게 파운드리 서비스를 추진하다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중요한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텔 이사회가 향후 전략을 세우고 새로운 CEO를 찾아 나선다면 문제는 비교적 간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TSMC는 현재 세계 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선두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의 AI 칩 주요 제조업체로도 알려져 있다. TSMC는 최근 2나노 공정에서 60% 수율을 달성했으며, 내년 초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한, TSMC는 3분기 매출이 235억 달러로 전분기 대비 13% 증가하며, 시장 점유율도 62.3%에서 64.9%로 상승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