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예산안 처리 뒤 국정조사” 당론 채택, 입장 선회 이유는?

- '이태원 수사결과 미진시 국조' 기존 입장 철회…국조 세부 내용 野와 협상키로

국민의힘이 ‘선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 실시’ 당론을 채택했다. 주호영 원내대표의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 합의 실시’ 역제안에 더불어민주당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후보위원 명단 제출’을 전제로 하여 조건부 수용한 것에 따른 것이다.


▲ 출처 : 뉴스1

당초 국민의힘은 ‘선 경찰 조사 후 국정조사’를 주장했지만 예산안 통과와 민생 법안 처리 등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법안이 쌓여있는 만큼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를 실시하는 건 승인을 받고 구체적 계획에 대해선 원내대표단이 위임을 받아 협상하되, 협상에서 많이 양보하지 말라는 주문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조사) 기간의 문제라든지 여러가지에서 끌려가듯 하지 말라는 당부들이 많았다”며 “진실을 밝히는데 도움이 되는 범위에서 국정조사를 하되, 정쟁에 끌려가는 국정조사는 단호히 배격한다는 협상 지침,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 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당내 강경론에 대해선 “이틀 전 의총에서 결론 낸 대로 수사 결과를 보고 미진하면 국정조사를 하자는 의견도 (오늘 의총에서) 있었지만 소수인 우리 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인 더불어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국정조사 계획서를 내일(24일) 의결하겠다는 현실 문제 앞에서 우리가 계획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앞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주 원내대표에 힘을 싣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지금 예산국회 막바지에 그 무엇보다 중요한 민생문제가 산적해있다”며 “만일 예산 처리 시점과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수사 결과 발표가 엇비슷한 시점에 이뤄진다면 우리가 예산 처리 후 국정조사에 대한 합의를 피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경찰을 수사하는 작금의 상황이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강행처리 결과임을 민주당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지금 주 원내대표가 민주당과 어려운 협상을 이어가고 계신데 특수본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밀어붙이는 걸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재차 “주 원내대표가 누구보다 협상을 잘 이끌어오셨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가 집중해야할 건 민생이고 경제”라고 강조했다.

‘선 예산안 후 처리’로 당론이 정해지면서 여야 협상의 물꼬가 트였지만 조사 대상기관, 기간, 범위 등은 또다른 쟁점 사안이다. 야3당은 국정조사 계획서에 대통령비서실, 대통령경호처, 법무부, 대검찰청 등을 조사 대상기관으로 포함시켰지만 여당은 국정조사 합의 타결 시 이를 재논의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만큼 야3당이 국정조사 계획서 처리를 예고한 24일 본회의 직전까지도 여야 간 줄다리기는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의견 접근이 많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국정조사 원칙에 맞지 않는 요구, 과도한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며 “협상이 마무리되면 내일 (본회의 처리를) 할 수 있을테고, 협상에서 의견 차이가 나면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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