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봉쇄한 北 “어떤 전염병 바이러스도 들어오지 못하게” 이유는?

- 주북 러시아대사관, 페이스북 통해 평양 봉쇄조치 확인... 자유아시아방송, 평양 코로나19 재확산 주장
- 北, 지난해 4월 열병식 뒤 코로나19 확산 전례 우려해 2월 열병식 앞두고 방역 고삐 죄는 듯

북한이 수도 평양시에 대해 봉쇄령을 내린 것이 확인된 가운데 이런 조치의 이유에 대해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다음달 초순 열리는 대규모 열병식을 앞두고 전염병 차단을 위해 방역을 강화한 것이라는 추측이 유력하지만 일각에서는 평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 출처: 로이터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 외무성이 발송한 통지문의 전문을 공개했다. 북한 외무성은 통지문을 통해 지난 25일 0시부터 29일 자정까지 평양 전역에 ‘특별 조치’를 발령했으며, 이번 조치는 국가비상방역부의 판단에 의해 ‘독감과 기타 호흡기 질환의 확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무성은 이 조치에 따라 평양 주민은 물론 외국 대사관의 인원과 차량 이동도 제한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모든 사람이 하루에 4번 발열 체크를 실시해 방역 당국에 보고해야 하고, 체온이 높다면 별도의 신고를 해야 한다. 이번 조치는 상황에 따라서 3일간 연장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봉쇄의 이유에 대해 ‘감기 등 호흡기 질환의 확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코로나19라는 언급을 피했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재확산 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이날 북한 내부 소식통을 통해 전달받은 정보를 인용하여 평양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이에 따라 31일까지 평양 출입이 봉쇄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평양 시내 식당과 목욕탕 등 사람들이 밀집되는 시설의 운영을 봉쇄한 것으로 보아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면서, 평양의 국영 상업망 일부는 정상 영업을 하고 있으나 각 구역 장마당 운영은 이달 말까지 중단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비상방역전을 계속 강도높이 최대의 경각심을 견지해가며'라는 제목의 기사들을 게재하며, 철저한 방역을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그 어떤 전염병 바이러스도 우리 경내에 새여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역 장벽을 철통같이 유지, 공고화하는데 선차적인 힘을 넣고 있으며 방역사업에서 나타날 수 있는 허점과 공간들을 예단하여 앞질러 대책하면서 돌림감기를 비롯한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병들의 발생과 전파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검병 검진과 소독 등을 보다 강도높이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이처럼 평양에 봉쇄조치를 내리고, 언론 매체들을 통해 전염병 바이러스 차단 등 방역의 고삐를 바짝 죄는 것은 다음 달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열병식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말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코로나19가 북한 전역으로 확산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NK뉴스는 평양 봉쇄령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조치가 다음 달 로 예정된 대규모 열병식 일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불투명하다고 전한 바 있다. 북한은 다음 달 8일 건군절을 전후해 화성 17형 등 주요 전략무기를 동원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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