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의·정협의 거부’ 의협 빼고 정책 추진 검토 “마냥 기다릴 순 없어”

- 차전경 복지부 정책차장 “의료계 협의 필요하지만 마냥 기다릴 수 없다”
- “비대면 진료 제도화, 이미 코로나19로 검증돼... 원칙도 합의”

보건복지부가 대한의사협회를 제외한 채로 정책 추진을 재개할 수도 있다며 데드라인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의협의 협의체 재개 원천 거부 방침에 대한 최후의 통첩을 전한 셈이다. 협의체는 지난 2월 9일을 마지막으로 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의료법 개정안) 등의 논란으로 인해 중단된 상태이다.


▲ 출처 : 의약신문

지난 달 27일 의협에 이미 공식적으로 협의체 재개 요청을 했었던 복지부는 필수의료 등 의료 관련한 사회적인 문제가 많아지고 있어 의료계의 간호법 통과 반대 등의 상황을 무작정 봐주고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차전경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난 자리에서 중단된 상태의 의료현안협의체에 대한 복지부의 입장을 대변하며 이같이 말했다.

차 과장은 “협의체가 지금까지는 정부와 의료계가 의료계 현안에 대해서만 논의하는 자리였다면 지금은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며 “필수의료 뿐만 아니라 교육, 산업, 구조혁신, 국토 균형발전 등 모든 분야의 문제를 함께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협의체 재개와 관련한 사회적 압박이 매우 강한 상태이기에 이대로 가는 것은 힘들 것”이라며 “(협의체 재개가 되지 않는다면) 복지부는 (정책 추진) 일정이 있기 때문에 페이스대로 갈 수도 있지만 의료계와 협의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재개를 요청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간호법 등 국회의 입법 과정에 따라 협의체 재개 여부 결정 전망도 있는데 그건 의료계의 내부의 문제”라고 선을 그으면서 “그 문제와 별도로 사회 모든 이슈들은 흘러가고 있고 빠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의료계가 그런 이유로 계속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협의체가 중단된 것이 지난 2월 9일이기 때문에 한달 정도가 지난 상태이다. 한달이면 엄청나게 많은 협의를 할 수 있는 시간인데 전부 중단된 상태”라며 “의료계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 협의가 필요하긴 하지만 계속해서 기다려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의료계가 언제라도 협의체 재개를 결정하면 복지부는 응할 것이지만 복지부도 정책 추진 일정이 있기 때문에 재개가 어렵다면 일을 진행할 것”이라며 “필수의료 대책은 멈출 수 없고 사회 전반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 과장은 협의체에서 처음으로 합의안이 도출되기도 했던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관련한 복지부의 입장도 내놨다.

차 과장은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관련해서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한시적인 허용에서 국민 1,300만 여명이 경험했기 때문에 이미 사회적인 합의가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의료계 입장에서도 전국 의료기관 중 30%가 이미 경험했고, 경험 기관 중 80%는 일차의료기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검증되지 않았다는 반대 이유에 대해 “일차의료기관, 재진 중심으로 차근차근 잘 진행되어 왔고, 경험자가 1,300만 명이 넘는 상황에서 또 다시 검증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협의체 중단 전 비대면 제도화에 대해 의료계와 합의를 도출한 것은 큰 성과이며 귀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일차의료기관‧재진 원칙, 전담의료기관 금지 등 중요 내용은 이미 다 합의가 됐다”고 밝혔다.

의료계와 대화가 중단된 상태이지만 이에 대한 의료계와의 이견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차 과장은 “원칙에 대해 의료계도 이견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법이 통과되면 시행령‧시행규칙‧가이드라인 마련 등은 의료계와 협의하면서 진행하면 될 것”이라며 “이 논의만을 위한 별도 실무협의체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국회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의료계와 합의한 내용을 원칙으로 하겠다는 복지부의 입장을 밝힌 것이고 국회에서 언제 법안소위가 열리더라도 준비가 끝나있다”며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의료계에서는 플랫폼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있는 편”이라면서도 “이 문제는 시행령‧시행규칙‧가이드라인 마련 과정에서 의료계와 충분히 논의하면서 방안을 마련하면 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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