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부터 단순 두통·어지럼에 따른 뇌·뇌혈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시야가 사라지는 극심한 두통이나 걷기 어려울 정도의 어지럼증처럼 뇌질환이 의심된다는 의사의 진단이 필요하다.

17일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의 ‘요양급여의 적용 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고시를 개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발표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의 후속 조처다. 복지부는 지난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문재인 케어)에 따라 건강보험이 적용된 이후 검사량이 급증한 항목에 대해 기준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는데, 뇌·뇌혈관은 2018년 10월 MRI 검사 중 가장 먼저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개정된 고시에서는 두통과 어지럼증과 관련해 엠알아이 적용 기준이 강화됐다. 현재 일부 의료기관에서 뇌 질환과 무관한 단순 편두통 입원 환자도 엠알아이를 찍고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과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한쪽 머리와 눈 주변에 극심한 두통이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군발두통 증후군’이라는 병명으로 건강보험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번 고시 개정으로 10월 1일부터는 뇌출혈, 뇌경색 등 뇌 질환이 의심되는 두통·어지럼증 증상이라는 의사 진단이 있어야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뇌 질환이 의심되는 질환으로는 벼락을 맞은 듯한 극심한 두통을 비롯해 시야 소실을 동반한 두통, 걷기나 균형을 잡기 어려울 정도의 어지럼, 갑자기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어지럼 등이 있다. 이미 뇌 질환을 진단 받은 적이 있거나, 뇌신경·운동 기능 검사 등 신경학적 검사 결과 의학적으로 이상 소견이 있으면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즉 의사 진단 없이 단순히 환자가 원해 MRI 검사를 받을 경우 환자가 촬영 비용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는 현재 뇌 MRI 검사 때 지난해 기준으로 8반 8만8천원(의원)∼18만원(대형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인데, 환자가 전액을 내는 비급여는 이보다 금액이 올라갈 전망이다. 정윤순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고가 영상 검사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건강보험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