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부정수급 제보 시 포상, 5년간 305억 원 부정수급 막았다

- 실업급여 부정수급 신고 포상하자 적발금액 크게 늘어
- 5년만에 50% 늘어... 신고 포상 예산 확충 후 감시 수준도 강화

정부가 부정수급이 만연한 실업급여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부정수급 신고 포상제도를 도입해 5년간 300억 원이 넘는 실업급여 부정수급을 적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급여 혜택이 커지고 고용보험 사업이 확대되면서 반대급부로 부정수급을 시도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신고포상 예산을 확충하고 감사 수준도 강화해 부정수급을 뿌리 뽑겠다는 방침이다.



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실업급여 부정수급 신고포상제도에 따라 적발된 금액은 5년간 총 305억 원에 달했다. 2018년 43억 원이었던 부정수급 적발액은 지난해 66억 원을 기록하며 55%, 23억 8000만 원이 늘었다. 특히 코로나19가 유행했던 2021년에는 실직자가 크게 늘면서 부정수급액도 함께 늘어 94억 5000만 원을 기록했다.

정부는 2007년 12월 브로커 개입 실업급여 부정수급 사건 이후 예산을 투입해 실업급여 부정수급 신고 포상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제보자에게는 실업급여 부정수급액의 20%를 연간 500만 원 한도로 지급한다. 만약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사업의 부정수급을 제보하면 연간 최대 5000만 원까지 부정 수급액의 30%를 지급한다. 부정수급 제보자에 대한 비밀보장 조치도 실시된다.

이에 날이 갈수록 포상건수와 금액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800여건에 불과했던 실업급여 포상건수는 5년 사이 1300~1400건으로 크게 늘었고, 포상 금액도 2018년 8억 7000만 원에서 지난해 13억 8000만 원으로 크게 늘었다.

실업급여 부정수급은 코로나19 시기 지급 규모가 커지면서 부정수급 시도가 늘어났고, 유형 역시 다양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고용부가 적발한 부정수급사례는 실업급여 중 해외에 출국하자 지인에게 대리로 신청을 부탁하거나 사회복무요원 등 병역의무를 수행하면서 수급기간을 연기하지 않고 실업을 인정받는 경우가 많았다. 실업급여를 받다가 재취업했지만 고용센터에 이를 알리지 않고 누락해 몇 달간 실업급여를 더 타간 근로자도 있었다.

단순 개인이 아닌 조직적인 부정수급 정황도 계속해서 적발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대구의 한 브로커가 유령회사를 세워 지인 52명을 고용한 다음 고의로 해고해 실업급여를 편취하다 덜미가 잡혔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도 실업급여에 대한 허점이 계속해서 지적되고 있다. 지난달 12일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고용부와 공청회를 연 자리에서 “최저임금의 80%인 실업급여 하한액 제도와 지나치게 관대한 실업급여 지급 요건 때문에 단기 취업하고 퇴직한 뒤 실업급여 수급을 반복하는 왜곡된 관행을 낳고 있다”며 “일하는 사람이 더 적게 받는 기형적인 형태의 실업급여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부정수급 예방을 위한 행정조치 강화도 언급했다.

고용부는 증가하는 실업급여 부정수급을 뿌리 뽑고자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올해 고용보험사업 부정수급방지 예산은 애초 23억 6700만원을 계획했지만 50.7% 늘려 35억 6700만원으로 책정했다. 고용부는 “공모형 부정수급이 발생하는 등 그 범위가 확산하고 있다”며 “부정수급 예방 활동과 적발을 위한 조사 및 신고포상금 지급으로 건전한 보험재정 유지를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별점검도 올해 2회로 기존 1회에서 확대 편성했다. 기획조사의 경우 유령회사와 허위근로자를 통한 실업급여 부정수급 등에 대해 전국적으로 특별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의심 사건이 발견되면 수시 기획조사도 48개 지방 관서가 일제히 진행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고용보험수사관 14명을 증원해 6개 지방청에 기획조사 전담자로 파견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실업급여 부정수급 관리는 전 정권 말부터 재정건전화 방안의 일환으로 강화하기 시작해 현 정부에서 점차 강도가 높아지는 중”이라면서 “실업급여 운영을 어떻게 하는지와 무관하게 부정수급 발생은 그 자체로 잘못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업급여를 잡기 위한 단속은 앞으로 더 조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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