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세무조사 보다 더 신중하고 공정하게... 과세 불복 요건 완화

- 국세청, 국세행정 운영 방안 발표... 본청 과세 전 적부심 10억에서 5억으로 낮춰
- 세무조사 역대 최소 규모로 운영... 악의적 탈세에 초점 맞춘다

국세청이 과세 전 적부심을 청구할 수 있는 기준을 과세액 10억 원 이상에서 5억 원 이하로 완화하는 등 세무조사 전반에 걸쳐 변화를 꾀한다. 세무 당국의 조세 처분에 불복할 기회를 보다 넓혀 납세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함으로 앞으로 세무조사는 보다 더 신중하고 공정하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10일 국세청은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납세자 권리구제 강화 방안을 담은 하반기 국세행정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국세청은 더 많은 납세자가 과세 전 적부심 심의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국세청 본청에 대한 청구 대상을 ‘5억 원 이상’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국세기본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조세 불복 절차는 국민의 권리구제임으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후속조치다.

과세전 적부심은 납세자가 사전에 통지받은 세액에 이의를 제기해 적정성을 평가하는 제도로 납세자의 주장이 정당할 경우 오계산된 세금이 조정된다. 현행 기준에서는 과세액이 10억 원 미만이면 과세 예고 통지 30일 이내에 일선 세무관서와 지방국세청에 제기할 수 있고, 10억 원 이상이라면 국세청 본청에 청구할 수 있다. 국세청은 이 본청에 대한 과세 전 적부심 청구 기준을 5억원 이상으로 내려 납세자들이 권리 침해를 당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국세청은 올해 3월까지 국선대리인을 요청할 수 있는 청구세액 기준을 3000만 원 이하에서 5000만 원 이하로 완화해 더 많은 영세 납세자가 세무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국세청은 올해 세무조사 규모를 역대 최저 수준인 1만 3600건으로 축소해 기업의 세무조사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세무조사 건수는 지난 2019년부터 1만 6008건, 1만 4190건, 1만 4454건, 1만 4174건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국세청은 수출액이 매출액의 50% 이상인 수출 중심의 중소기업과 수입금액이 일정액 미만인 영세 자영업자를 정기세무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본청 법인납세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수출기업 지원 추진단을 구성해 수출 비중이 큰 기업에 대한 세정 지원에도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다만 국세청은 세무조사 강도는 낮추지만 악의적 탈세에는 조사 역량을 집중해 엄정 대응에 나선다. 김창기 국세청장은 “내야 할 세금을 내지 않고 폐업하는 소위 ‘먹튀 주유소’나 주류 거래 과정에서의 불법 리베이트 등 거래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대해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