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을 수 없는 환율, 제약·바이오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약사, 원료의약품 수입 의존도 높아 환율 상승의 직격탄
수출 중심 바이오기업, 강달러 수혜 예상
고환율 장기화, 제약사와 바이오기업에 미치는 복합적 영향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70원을 넘어섰으며, 내년에는 1500원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환율 상승은 제약·바이오 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으며, 업계는 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환율 상승의 직접적인 여파는 아직 없지만, 제약사들의 경우 원료의약품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내년 1분기부터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출 중심의 바이오 기업들은 강달러에 의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며,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제약사, 원료의약품 의존도 높아 환율 상승의 직격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제약사들의 원료의약품 자급도는 25.4%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원료의약품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 대부분의 원료의약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수입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특히, 제약사들은 의약품 원자재인 원료의약품을 대부분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 상승은 제품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의약품 가격을 올리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환율 상승이 제약사들의 손실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환율이 장기화되면 제약사들은 상반기 실적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A제약사 관계자는 “수입 원료 의존도가 큰 제약사들은 글로벌 수급불안과 맞물려 내년 상반기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피해는 내년 초 실적에서 확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 중심 바이오기업, 강달러 수혜 예상

수출 중심의 바이오 기업들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대표적인 예로, 이들 기업은 수출 비중이 90%를 넘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1129억원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셀트리온 역시 달러 강세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달러 강세가 일정 기간 동안 실적을 긍정적으로 이끌 것”이라며, “미국에서 CDMO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대한 걱정은 적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출 중심의 바이오 기업들은 환율 상승을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고환율, 제약사와 바이오기업에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

고환율에 대한 대응은 제약사와 바이오기업에서 각기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원료의약품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제약사들은 고환율로 인한 원자재비 상승 부담을 직접적으로 겪을 것이지만, 수출 중심의 바이오기업들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출 경쟁력 강화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원료의약품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제약사들은 수입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이며, 반대로 수출 중심의 기업들은 수출 성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환율 변동 폭이 커질 경우, 기업들은 수입 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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