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추가모집 마무리 수순…저조한 복귀율에 수련체계 ‘위기 경고등’

정부 복귀 유도에도 현장 반응 냉담
‘빅6’ 병원 포함 전국 수련기관 전반적으로 지원율 낮아
전문의 양성 차질 우려…필수의료 인력난 장기화 가능성

정부가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 수습을 위해 추진한 전공의 추가모집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지만, 복귀율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복귀를 독려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메시지가 현장에서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전문의 양성 체계 전반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20일부터 31일까지 전국 수련병원을 통해 전공의 추가모집을 자율적으로 실시했다. 이번 모집은 의료계의 요청에 따라 사직 전공의들에게 복귀 기회를 부여하고, 수련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


복귀자들은 오는 6월 1일부터 수련을 시작하며, 수련 연도는 2024년 6월 1일부터 2025년 5월 31일까지로 인정된다.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도 내년 12월에 가능하다.

총 모집 규모는 인턴 3157명, 레지던트 1년차 3349명, 상급년차 7950명 등 총 1만4456명에 달한다. 그러나 모집 마감일이 임박한 현재까지도 복귀를 선택한 전공의는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고려대안암병원 등 이른바 ‘빅6’로 불리는 수도권 주요 상급종합병원들도 조용한 분위기다.


병원 측은 구체적인 지원자 수 공개를 피하고 있으나,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인턴과 레지던트를 포함해 현재까지 20여 명 내외의 지원자가 있으며, 접수를 고려 중인 인원을 포함해도 40명 남짓”이라는 것이 실정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기대했던 인기과조차 지원이 저조하다”며 “전반적으로 수요가 많지 않다”고 전했다.

지방 국립대병원 및 주요 대학병원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제주대병원, 충남대병원,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등 대부분의 수련기관이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저조한 지원율을 공통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경북대병원은 17명이 지원했다고 밝혔으나, 전체 모집인원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치다.

중앙대병원과 길병원 등 일부 병원은 지원자가 수 명에 그치자 마감일을 연장하거나 연장 여부를 검토 중이다.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도 27일 마감 예정이던 접수 기간을 이틀 연장해 29일까지 받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이 자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복귀 의향을 밝힌 전공의 비율은 각각 10%와 16%에 그친 바 있다. 이번 추가모집 역시 복귀를 결정한 인원이 적어, 정부가 강조해온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메시지가 현장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셈이다.

전공의 복귀율이 장기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필수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전문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흉부외과, 중환자 진료 분야 등 필수 진료 영역은 이미 인력 부족 문제가 만성화된 상태에서 추가적인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정부가 다양한 방식으로 복귀를 유도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 있는 변화로 느껴지지 않는다”며 “전공의들이 실제로 수련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신뢰 회복과 제도적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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